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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KF-21 비행 시험 중 잇단 결함 발생…KAI, 리스크 대응 성공할까

KAI 임직원들이 초도 비행에 성공한 KF-21을 환영하고 있다.

지난 7월 19일과 29일 힘차게 활주로를 박차 올라 비행 시험의 서막을 알린 한국형 초음속 전투기 KF-21이 가시밭길에 들어섰습니다. 비행 시험 중 결함을 토해내기 시작한 것입니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초기 저속 비행 단계의 결함 발생이라 군과 방산업계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SBS 취재를 종합하면 KF-21 시제기는 1, 2차 비행 시험 성공 이후 내리 3번 제대로 날지 못했습니다. 총 비행시간이 1시간 남짓에 불과하고 음속 이하 속도로 비행하는 시기에 결함이 나타난 것입니다. 세계 모든 전투기들이 비행 시험 중 결함을 쏟아낸다고 하지만 KF-21은 다소 일찍, 느린 속도에서 결함이 생긴 것이어서 개발사인 한국항공우주산업 KAI가 남은 비행 일정을 어떻게 꾸려나갈지 주목됩니다.

비행 시험은 전투기 개발의 성패를 가르는 절차입니다. KAI는 4년간 KF-21을 2,000번 이상 날려 결함들을 해소할 계획입니다. 비행 시험 중 나오기 마련인 결함을 얼마나 적시에 효과적으로 대처하느냐는 오롯이 KAI의 역량에 달려 있습니다.

결함 토해내기 시작한 KF-21

지난 7월 19일 초도 비행을 위해 이륙하는 KF-21 시제1호기

복수의 KAI 임직원에 따르면 KF-21 시제기는 3차 비행 시험에 돌입하자 문제를 일으켰습니다. 활주로 주행 중 특정 시스템의 이상이 감지된 것입니다. 비행하기에 위험하다는 판단에 이륙도 못 했습니다. 4차 비행 시험에서는 이륙에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비행 중 경보가 울렸습니다. 3차 때와 다른 시스템의 오류가 떴고 비행 불가 판정이 뒤따랐습니다. 시제기는 즉시 착륙했습니다. 5차는 테스트 파일럿의 코로나19 감염으로 순연됐습니다.

KAI의 한 중견 직원은 "세부 내용을 공개할 수 없지만 심각한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 "결함을 해결하느라 일정이 지연돼 약 2개월 동안 예닐곱 차례 비행 시험하는 데 그쳤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의 한 전투기 개발업체 임원은 "비행 시험 중 결함은 초음속 비행에 들어가야 본격적으로 나온다", "그래서 비행시간이 최소 100시간 이상 돼야 결함이 불거지는 편인데 KF-21의 결함은 좀 일찍 발생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첫 결함이 나온 3차 비행 전까지 KF-21 시제기는 1시간 남짓 날았습니다. 비행 속도는 시속 400km 정도였습니다. 음속 즉 마하 1은 시속 1,224km이니까 KF-21은 음속의 30%대 속도까지만 날아본 것입니다. KAI의 한 직원은 "5차 비행부터는 이륙, 비행, 착륙 중 같은 결함이 재발하지 않았다", "매 비행 시험이 살얼음판 같다"고 토로했습니다.

KAI 새 리더십의 막중한 책임

임직원 상견례를 가지고 있는 KAI 강구영 사장

지난 6일 공군 참모차장 출신의 강구영 KAI 신임 사장이 취임했습니다. 태풍 힌남노가 상륙하던 때라 별도의 취임식은 치르지 않았습니다. 대신 강 신임 사장은 6일 0시 경남 사천 본사로 출근해 피해 상황을 점검하며 업무를 시작했습니다.

강구영 사장은 임직원 상견례 자리에서 취임 일성으로 일거리, 팔거리, 먹거리, 그리고 조직 효율화를 강조했습니다. KF-21은 KAI의 미래 주력 팔거리입니다. 강 사장은 "선제적 리스크 대응을 통해 KF-21을 세계 전투기 시장의 뉴 브랜드로 내놓겠다"고 말했습니다.

'KF-21의 리스크에 대한 선제적 대응'은 적실한 상황 인식입니다. KF-21의 리스크는 단연 비행 시험 중 나타나는 결함입니다. 취임사처럼 선제적으로 KF-21의 결함에 대응해야 KF-21은 미래 팔거리로서 신뢰를 확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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