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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향 "가수 그만둘까 고민도…아픔이 있어야 기적도 오더라"

소향 "가수 그만둘까 고민도…아픔이 있어야 기적도 오더라"
"노래는 완벽히 불러서 감동을 주는 게 아니라 있는 그대로 이야기해주는 것이더라고요. 내가 가진 아픔이 있기에 또 다른 아픔을 지닌 다른 이에게도 먹히는 거죠."

가수 소향은 최근 몇 년간 코로나19 시대와 더불어 자신만의 어두운 긴 터널을 지나왔습니다.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이름 날린 그였기에 더욱 치명적일 수밖에 없는 폐렴이었습니다.

라이브 무대에서 언제 도질지 모르는 증세 때문에 그간 없던 무대 공포증까지 생겼고, 20년 넘게 이어 온 가수 생활을 접어야 하나 고민도 깊어갔습니다.

그러다 훌쩍 떠난 미국 뉴욕에서 접한 글귀가 가수 인생의 전환점이 됐습니다.

'두려움 자체를 두려워하는 것보다 더 큰 두려움은 없다'.

소향은 오늘(9일) 언론 전화 인터뷰에서 "아픔이 있어야 기적도 오더라"며 그간의 소회를 덤덤히 풀어냈습니다.

그는 "노래를 못하리라 생각한 것은 결국 두려움 때문이지 않으냐"라며 "두렵다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5년, 10년 뒤 내 모습이 어떨까 생각해봤다. 그러고 나니 차라리 '죽이 되든 밥이 되든' 한국에 가서 해 보자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고서 출연한 방송이 지상파 경연 프로그램입니다.

소향은 하지만 여기서 폐렴이라는 핸디캡을 안고서도 무려 6회에 걸쳐 '가왕' 자리에 올랐습니다.

복면을 벗기 전까지는 가창자의 정체나 사연을 알 수 없어 오로지 라이브 무대로만 투표가 이뤄진 점에서 놀라운 결과였습니다.

그는 "'복면가왕' 이후 종편에도 출연했는데, 내 목 상태가 좋지 않으니 오히려 사람들이 더욱 위로를 받더라"며 "이를 보고 나도 너무나 신기했다"고 되돌아봤습니다.

2020년부터는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휩쓸었습니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그는 방역 규정이 완화되는 시기를 잘 만나 후배 가수 정동하와 함께 전국을 돌며 콘서트 '전율'을 열 수 있었습니다.

소향은 "지난 2년간은 (콘서트를 통해) 내 목소리를 다시 회복하는 과정을 겪는 시기였다"며 "나를 보러 온 팬들 앞에서 노래하니 마음도 편해져 무대 공포증이 사라졌다. 관객이 내게 선사한 치유인 셈"이라고 말하며 웃었습니다.

그는 지난해 배다해와 페퍼톤스 이장원의 결혼식에서 축가도 불렀습니다.

이 노래가 바로 직접 작사에 참여한 '편지'로 이달 4일 음원 사이트를 통해 정식 발매됐습니다.

그가 신곡을 내놓는 것은 OST를 제외하고는 2020년 '스테이'(Stay) 이후 무려 2년 만입니다.

소향은 '편지'를 통해 '소중했던 모든 기억 속에 / 슬픔이 있었어요 / 그러나 그대도 있었단 것을 아나요 / 그래서 난 좋아요'라며 따스한 힐링 메시지를 전합니다.

그는 "이번 노래를 통해서는 음악성보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며 "'당신'이 있기에 모든 순간이 내게는 추억이고 기적이라는 것"이라고 소개했습니다.

"슬픔과 아픔이 많은 시대예요. 어쩔 수 없이 일어나는 비극이 너무나 많아요. 하지만 아픔도 내 '재산'이라고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 앞으로 나아가다 보면 누군가가 내게 기적이 될 수 있고, 나도 누군가에게 기적이 될 수 있죠." 소향은 "어려운 일을 겪어봐야 누가 내 사람인지 안다는 말이 있지 않으냐"라며 "내 노래를 듣는 분들이 그런 보석 같은 사람을 만나는 용감한 사랑을 했으면 한다"고 말했습니다.

싱글 '편지'에는 수록곡으로 '어메이징 그레이스'(Amazing Grace)도 실렸습니다.

CCM 가수로 커리어를 시작한 그가 지금껏 무수히 불러봤을 이 유명한 성가가 왜 하필 2022년 9월 이 시기에 발표됐는지 궁금했습니다.

절망과 아픔을 용기로 이겨낸 지난 수년간의 과정 자체가 기적이었다는 자기 고백인 셈이었습니다.

"'어메이징 그레이스'를 녹음하면서 눈물이 쏟아졌죠. 아픔을 겪은 게 제게 축복이라고 느껴졌어요. 그간 겪은 일이 주마등처럼 스쳐 가면서 그 어떤 '어메이징 그레이스'보다도 감격이 벅차올랐습니다."

(사진=준뮤직엔터테인먼트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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