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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브스夜] '꼬꼬무' 전문가, "범인은 성도착증"…포천 중학생 살인사건, '빨간 매니큐어'에 주목

[스브스夜] '꼬꼬무' 전문가, "범인은 성도착증"…포천 중학생 살인사건, '빨간 매니큐어'에 주목
그날 유정을 납치, 살해한 범인은 누구?

8일 방송된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이하 '꼬꼬무')에서는 '살인범의 매니큐어'라는 부제로 포천 중학생 살인사건을 조명했다.

지난 2004년 2월 8일 경기도 포천시의 배수로에서 한 구의 시신이 발견됐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잔뜩 웅크린 모습으로 발견된 시신은 얼굴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훼손되어 있었다. 시신의 주인공은 3개월 전 실종된 열다섯 살의 중학생 엄유정 양이었다.

그런데 시신에서는 특이한 점이 발견됐다. 유정 양의 손발톱에 모두 빨간색 매니큐어가 발라져 있었던 것. 특히 이는 직접 발랐다고 보기엔 부자연스러울 정도로 조잡하고 기괴한 모습이었다.

형사들은 유정 양을 해한 범인을 찾기 위해 수사에 매달렸고, 용의자들을 한 명 한 명 추적했다. 하지만 범인 찾기는 쉽지 않았다. 형사들은 시신의 자세에 주목했다. 무언가 의미를 갖고 있을 것이라 여겼던 것.

그리고 형사들은 범인이 시신을 굳은 상태에서 배수로에 넣었을 것이라 확신했다. 시신을 좁은 공간에 넣었다가 8시간 후 유기한 것. 그리고 이때 배수로를 막고 있던 TV 박스에 눈길을 돌렸다. 사람이 들어가기에 충분한 박스, 형사들은 범인이 시신을 이 박스에 넣어 운반했을 것이라 판단했다.

이에 TV의 시리얼 넘버를 추적했고, 지난 9월 서울로 배달된 것임을 확인했다. 그리고 당시 배송 직원이 박스를 수거한 것까지 알아냈다. 형사들은 배송 직원의 집으로 급파했고, 배송 직원은 그날 밤 배수로에 간 것은 맞지만 그냥 근처에 박스를 버렸을 뿐이라고 결백을 주장했다. 그리고 곧 그의 결백을 입증할 알리바이까지 확인되었다.

이후 형사들은 시신에 발라져 있던 매니큐어에 주목했다. 시신에 빨간 매니큐어를 바른 후 손톱 끝을 자른 범인. 이에 전문가들은 범인이 성도착증을 가진 사람일 것이라 추측했다.

형사들은 모든 브랜드의 매니큐어를 구매해 시신의 매니큐어와 비교했다. 그런데 충격적 이게도 일치하는 제품은 없었다. 그런데 이때 형사들은 화장품 매장의 점원으로부터 유정 양의 실종 전 빨간색 매니큐어를 사 간 남자 손님이 있었고, 그가 "언니 어떤 게 더 진해요?"라는 질문까지 했다고 제보했다. 30대 중반의 호리호리한 체격의 남자. 하지만 끝내 용의자를 특정할 수 없었고 그렇게 시간은 흘러만 갔다.

범인을 잡기 위해 무속인까지 만났다는 형사들. 그들의 죄책감은 날로 커졌고, 그들 중 수사 반장은 누구보다 큰 책임감과 죄책감으로 힘들어했다. 그리고 얼마 후 죄책감을 이겨내지 못한 수사 반장은 스스로 목숨을 끊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수사 반장의 사망 후 수사본부는 끝내 범인을 잡지 못하고 해체되었고, 사건은 미제 사건팀으로 넘어갔다.

그런데 사건 발생 16년 후 2019년 3월 한 통의 제보 전화가 걸려왔다. 35세의 한아름 씨는 자신이 범인을 만난 것 같다고 제보를 했다.

2003년 10월 31일 유정 양 실종 5일 전 대학생이었던 아름 양은 주말을 맞아 본가로 왔고, 보통 마중을 나오는 아버지의 부재로 혼자 어두운 밤길을 걸어가고 있었다. 그런데 묘한 기척이 느껴져 뒤를 돌아보니 흰 자동차 한 대가 자신을 따라오고 있었고 자신에게 태워준다고 했다는 것.

하얀 자동차의 차주는 아름 씨가 거절을 하는데도 계속해서 따라왔고, 아름 씨는 해코지를 할 것 같은 기분이 일단 그의 차에 올랐다. 그리고 집 앞에서 내려달라고 하자 차주는 차를 멈추지 않고 차를 잠근 채 계속 달렸던 것.

결국 잠금장치를 풀고 문을 연 아름 씨는 달리는 차 밖으로 발을 내밀었다. 당장이라도 차에서 뛰어내리려는 아름 씨를 본 차주는 차를 멈추었고, 그대로 아름 씨가 차에서 내리자 차는 유턴을 해서 돌아갔다.

이는 유정 양이 실종한 현장에서 불과 2킬로미터가 떨어진 곳이었고 이에 형사들은 그가 살인범일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유정 양 사건 발생 당시에는 제보할 용기가 나지 않았던 아름 씨. 그는 범인이 자신의 집을 알고 있다는 것에 부담감을 느꼈고, 그 후 포천을 떠나며 기억도 희미해졌다.

그런데 16년이 흐른 어느 날 유정 양의 실종 기사를 다시 보게 되었고 유정 양에 대한 부채감에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용기를 내야겠다는 생각으로 제보를 한 것. 아름 씨의 기억은 생생했다. 경찰은 아름 씨의 증언대로 175cm의 마른 체격, 피부는 하얗고 창백하며 눈동자와 머리가 갈색인 남자를 추적했다. 특히 여자 손 같았던 범인의 손에는 투명 매니큐어가 발라져 있었다는 증언에 그가 범인임을 확신했다.

이에 형사들은 아름 씨에게 최면 수사를 진행했다. 그리고 아름 씨는 최면 수사를 통해 범인의 차 번호와 그가 공업사에서 나와 자신을 쫓아왔음을 기억해냈다.

형사들은 그의 증언을 토대로 공업사의 직원과 손님을 추적했다. 그 결과 아름 씨가 기억해낸 차 번호와 차량 색깔까지 일치하는 손님의 기록을 찾아내 해당 손님을 찾아갔다.

하지만 아름 씨의 주장과는 전혀 다른 체격과 인상의 차주. 그리고 차주는 당시 알리바이도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며 또다시 사건은 미궁으로 빠졌다.

범인에 대한 제보 후 6개월 넘게 수사에 협조한 아름 씨는 유정이에 대한 마음의 빚 하나 때문에 생활도 포기하고 수사에 적극 협조했다. 그리고 이는 사건을 쫓는 형사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범인을 잡지 못한 것에 대한 미안함을 안고 끝까지 사건에 매달렸다.

집으로 돌아오던 15살의 중학생을 끔찍하게 살해한 범인을 잡지 못했다는 생각으로 여전히 죄책감을 갖고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던 것. 이에 방송은 지금이라도 범인을 잡기 위해 아름 씨 같은 제2, 제3의 제보가 중요하다며 용기 있는 이들의 제보를 부탁해 눈길을 끌었다.

(SBS연예뉴스 김효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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