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서방 우크라 무기 지원' 논의할 안보리 회의 소집 요구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 국가들의 무기 지원 문제를 논의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 개최를 요구했다고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 바실리 네벤쟈가 현지시간 어제 밝혔습니다.

현재 안보리 순회의장국을 맡고 있는 프랑스가 회의 소집을 승인하면 이는 우크라이나 사태를 논의하기 위해 최근 사흘 사이에 열리는 세 번째 안보리 회의가 됩니다.

네벤쟈 대사는 이날 미국과 알바니아의 요청으로 열린 우크라이나 문제에 대한 안보리 회의에서 "우리가 오늘 또 다른 억측과 공상에 대해 논의하며 시간을 허비한 만큼 내일은 서방 국가들이 우크라이나에 무기와 군사 제품을 공급함으로써 야기된 국제 평화와 안보에 대한 실질적 위협을 논의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습니다.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서 저지르는 불법 행위와 자포리자 원전 안전에 대한 위협 등의 '조작된' 문제가 아니라,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군사 지원 문제를 논의하자는 주장이었습니다.

미국, 영국, 독일, 폴란드 등은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국제법과 2차 세계대전 이후 수립된 국제질서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불법 행위로 규정하고 우크라이나에 각종 무기와 군사장비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이 같은 서방의 군사지원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자국의 '특별군사작전'을 지연시키고, 관련국들이 참전하는 확전 위험을 키우며, 우크라이나인들의 막대한 희생을 초래하고 있다는 주장을 펴고 있습니다.

또 서방과 우크라이나가 우크라이나군이 전쟁에서 저지르는 각종 만행을 러시아군의 소행으로 조작하는 선전전을 벌이고 있다고 주장하며 비난을 퍼붓고 있습니다.

네벤쟈 대사는 이날 안보리 회의에서 "미국과 알바니아의 요청으로 소집된 오늘 회의는 우크라이나와 서방 지원국들이 러시아를 상대로 펼치는 거짓 선전전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과 알바니아는 앞서 러시아군과 친러 반군이 우크라이나 전쟁 포로와 민간인들을 억류하고 심문해 러시아 등으로 강제 이송시키는데 이용하는 '여과 캠프'를 운영하고 있다는 의혹을 논의하자며 안보리 회의 소집을 요청했었습니다.


(사진=뉴욕 AF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