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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자포리자원전 CEO 인터뷰…"이대로면 멜트다운"

<앵커>

전쟁으로 포격이 이어지는 우크라이나 동남부에는 유럽 최대 규모의 자포리자원자력발전소가 있습니다. 지금 전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곳으로 꼽히는데, 이곳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인지, SBS가 원전 최고책임자를 단독 인터뷰했습니다.

김수형 기자의 리포트 보시고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기자>

국제원자력기구 IAEA 라파엘 그로시 사무총장은 오늘(7일) 유엔 안보리에서 사찰 결과를 보고하면서 자포리자원전이 극도로 위험한 상태라고 경고했습니다.

[라파엘 그로시/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 : 불장난을 하고 있는 셈이고, 재앙적인 일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자포리자원전이 있는 드니프르강 남쪽은 이곳을 장악한 러시아와 영토를 탈환하려는 우크라이나 사이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SBS는 자포리자원전을 운영하고 있는 국영 에너지 기업 에네르고아톰의 페트로 코틴 CEO를 인터뷰했습니다.

코틴 CEO는 포격이 이어지면서 자포리자원전에 전력 공급이 끊어진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페트로 코틴/자포리자원전 최고책임자 (에네르고아톰 CEO) : 자포리자 원전은 6개의 원자로가 있는데, 핵물질로 가득 차 있습니다. 핵물질은 지속적으로 냉각을 해야 합니다.]

원자로를 냉각하지 못하면, 최악의 경우 일본 후쿠시마원전 사고처럼 원자로의 노심부가 녹아버리는 '멜트다운'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겁니다.

[페트로 코틴/자포리자원전 최고책임자 (에네르고아톰 CEO) : 핵시설에서 열을 식혀주지 않으면, 내부 핵물질이 녹기 시작해서 바깥으로 나오게 될 것입니다.]

현재 자포리자원전은 750kV 전력선 4개뿐 아니라 330kV 예비 전력선까지 모두 끊어진 상태.

비상용인 디젤 엔진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지만, 최대 열흘까지 버틸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페트로 코틴/자포리자원전 최고책임자 (에네르고아톰 CEO) : 우리는 10일을 버틸 수 있는 디젤 발전기 연료가 있습니다. 연료가 떨어지면 2시간 정도면 녹아버릴 것입니다.]

사용 후 핵연료를 보관한 저장 용기와 방사능 폐기물이 담겨 있는 수조는 특히 외부 충격에 취약하다고 설명했습니다.

[페트로 코틴/자포리자원전 최고책임자 (에네르고아톰 CEO) : 이렇게 보관한 연료는 파괴될 수 있습니다. 이런 일이 일어나게 되면 지역사회에 높은 수준의 방사선이 방출될 것입니다.]

자포리자원전의 운영은 여전히 에네르고아톰의 우크라이나 직원들이 맡고 있습니다.

러시아군은 원전을 장악하자마자 일부 직원들을 우크라이나와 내통한다며 고문하고 심지어 살해했다고 코틴 CEO는 밝혔습니다.

[페트로 코틴/자포리자원전 최고책임자 (에네르고아톰 CEO) : 러시아군은 우리 직원들을 잡아갔습니다. 직원들을 목표로 폭행하고, 일부는 맞아서 숨졌습니다.]

코틴 CEO는 러시아가 유럽 방식의 자포리자원전을 러시아 전력망에 억지로 연결하려는 위험한 시도를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페트로 코틴/자포리자원전 최고책임자 (에네르고아톰 CEO) : 또 다른 위기는 러시아가 자포리자발전소를 크름반도로 다시 연결하려고 하면서 일어났습니다. 우크라이나 원전은 유럽 방식에 맞춰져 있지, 러시아 방식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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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김수형 기자 나와 있습니다.

Q. 이 문제,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김수형 기자 : 우선 자포리자원전에 대한 포격을 멈추도록 하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오늘 유엔 안보리에서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자포리자원전 일대를 특별안전·보안구역으로 지정해 비무장지대로 만들자고 주장했습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의 말 먼저 들어보시죠.]

[안토니오 구테흐스/유엔 사무총장 : 러시아군이 모든 군인들과 장비들을 원전 주위에서 철수하기로 약속하고 우크라이나군도 진입하지 않는다고 약속해야 합니다.]

[김수형 기자 : 하지만 원전을 장악한 러시아는 이에 응할 생각이 전혀 없어 보입니다. 유엔 안보리에서 러시아 대사는 자포리자원전에 대한 포격을 하는 것은 우크라이나와 무기를 지원하는 서방 국가들이라면서 심각한 결과가 생길 수 있다, 이렇게 위협했습니다.]

Q. 이번 전쟁서 자포리자원전이 중요해진 이유?

[김수형 기자 : 러시아가 유럽과 벌이고 있는 에너지 전쟁과 관련이 깊습니다. 러시아는 유럽과 연결되는 천연가스관인 노드스트림1의 무기한 운영 중단을 선언했는데요. 겨울을 앞두고 에너지 전쟁으로 대러 제재를 무력화하겠다는 것이죠. 자포리자원전은 우크라이나 원자력발전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큽니다.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교장관은 우크라이나는 전럭 수출로 유럽의 에너지 위기 해결을 도울 수 있지만, 이것을 막기 위해 러시아가 자포리자원전을 장악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모두 에너지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 자포리자원전을 양보할 수 없는 것입니다.]

(영상편집 : 조무환·김종미·김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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