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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기록적 폭우는 수증기 머금은 '남동풍' 탓?

<앵커>

전해드리고 있는 것처럼 태풍 힌남노는 우리나라 내륙을 빠져나가기 전 동해안 쪽, 특히 포항과 경주에 많은 비를 뿌리며 큰 피해를 남겼습니다.

비가 집중되던 새벽에는 시간당 100mm가 넘게 퍼붓기도 했는데, 이 지역에 이렇게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진 원인은 뭔지, 기상팀 서동균 기자가 분석했습니다.

<기자>

태풍 힌남노의 밤사이 이동 경로를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새벽 4시 50분쯤 경남 거제에 상륙한 뒤, 부산을 지나 7시 10분쯤 울산 앞바다로 빠져나갔습니다.

바로 이 울산 앞바다를 빠져나가기 1시간 전인 6시쯤부터 포항에는 시간당 100mm 안팎의 폭우가 내렸는데요.

포항 송도동에 시간당 81mm, 구룡포읍엔 무려 111mm의 비가 쏟아졌습니다.

이런 강수량이 어느 정도일까 살펴보니까 포항 지역 시간당 강우량으론 역대 1위에 해당하는 폭우였습니다.

당시 포항 지역 바람의 방향을 보면 태풍이 몰아 부는 반 시계 방향으로 남동풍이 불어 들어가고 있습니다.

이 남동풍은 바다에서 육지로 바람이 불다 보니 따뜻한 수증기를 잔뜩 머금고 포항을 향해 유입됐습니다.

그런데 이 공기가 북서쪽에서 내려온 차고 건조한 공기를 만났고요, 포항에서 만나면서 길고 좁다란 비구름이 폭발적으로 발달하게 된겁니다.

당시 이 비구름의 높이는 무려 12km에 달했는데, 우리가 비행기를 타는 대류 권계면의 높이에 해당합니다.

지난달 서울 강남 지역에 폭우를 쏟았던 구름처럼 좁은 지역에 집중호우를 내리는 특성이 있습니다.

여기에다가, 수증기를 몰고 온 태풍이 상륙해 지면과 마찰을 하게 되면 바람의 속도가 줄어들겠죠.

이렇다 보면 수증기가 바로바로 비구름으로 만들어져 해소되지 못하고 특정 지역에 쌓이게 됩니다.

바로 이 지역이 포항이었던 겁니다.

이 수증기가 앞서 말씀드린 비구름을 더욱 발달시켜 순간적으로 엄청난 폭우로 이어진 겁니다.

이 강력한 비구름은 포항 바로 아래 경주에도 영향을 미쳐 시간당 95mm의 이상의 많은 비를 뿌리며 큰 피해로 이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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