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호 태풍 '힌남노' 내습으로 강한 비바람이 몰아친 오늘(6일) 오전 부산에서는 침수된 도로에 갇힌 운전자가 구조되는가 하면 해안가 월파 등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부산시 등에 따르면 어제 오후부터 오늘 오전 5시 30분까지 지역별 누적 강수량은 금정구가 150㎜로 가장 많았고, 북구 146㎜, 사상구 128.5㎜, 중구와 영도구 85.2㎜ 등을 기록했습니다.
최대풍속은 강서구에서 초속 35.4m를 기록하는 등 대부분 지역에서 초속 30m 안팎이었습니다.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태풍이 몰고 온 비바람에 따른 112신고가 132건 접수됐습니다.
오늘 오전 5시쯤 부산 서구 암남동 한 도로에서 차량의 문이 열리지 않는다는 구조 요청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당시는 태풍이 경남 거제에 상륙한 직후로 해당 도로가 물에 잠긴 상태였습니다.
구조대는 차량 유리를 부순 뒤 운전자 A(52)씨를 무사히 구조해 경찰에 인계했습니다.
바다와 가까운 인근 도로에는 600m 구간에 걸쳐 월파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비슷한 시간 해운대구 마린시티 해안도로에도 월파 피해가 이어졌습니다.
파도가 해안도로 바로 옆 구조물을 넘어 왕복 4차선 도로를 덮쳤고, 바닷물이 고층 건물 사이에 놓인 도로 안까지 향했습니다.
인근에서 유튜버로 보이는 남성 2명이 월파 속으로 들어가는 아찔한 상황이 있었는데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안전지대로 이동시켰습니다.
오전 5시 15분쯤에는 수영구 민락회센터 일대가 정전됐고, 민락수변공원 바로 옆 상가 유리창도 줄줄이 파손됐습니다.
비슷한 시간 부산진구 개금동 주택 내 창고 지붕이 강풍 탓에 내려앉았습니다.
앞서 오전 4시쯤에는 중구 남포동 한 상점이 물에 잠겨 1시간여 만에 배수작업이 끝났습니다.
같은 시간 수영구 남천동에서는 신호등이 작동하지 않는 등 신호등 고장 신고는 25건에 달했습니다.
오전 7시 12분 부산진구 전포동에서는 한 30대 남성이 강풍에 떨어진 건물 외장재에 맞으면서 머리 부분이 찢어져 병원으로 이송됐습니다.
영도구 대평동 물양장과 5부두에서는 접안을 위해 선박에 연결된 홋줄이 터졌다는 신고가 접수돼 출동한 해경이 피해 선박 8척을 확인하고 홋줄 보강작업을 마쳤습니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날이 밝아지면서 현장 출동도 많이 증가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국내 최대 수출입항인 부산항은 다행히 큰 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북항과 신항, 감천항에서 보안 펜스 등 일부 시설물이 파손되기는 했지만 항만 운영에는 지장이 없는 상황입니다.
신항 컨테이너 배후부지 일대 가로수와 중앙분리대가 파손되기도 했으나 경미한 수준이었으며, 북항재개발 공사 현장에는 피해가 없었습니다.
항만 당국은 기상청 등과 협의해 태풍 특보가 해제되는 대로 부두 운영을 재개할 계획입니다.
비바람이 비교적 잦아들면서 대중교통 운행이 정상화하고, 통제됐던 지하차도 등의 통행도 재개되고 있습니다.
부산시는 태풍 북상으로 잠정 중단했던 시내버스 운행을 오늘 오전 7시 15분부터 재개했습니다.
해운대구 중동, 용천, 수영강변, 센텀 지하차도와 동구 초량 제1·2지하차도, 부산진시장 지하차도는 오늘 오전 7시 통제가 풀렸습니다.
이에 앞서 남구 대남·문현 지하차도는 오전 6시 30분부터 차량 통행이 가능해졌습니다.
중구 부산우체국 교차로와 연안교차로 양방향 도로 통제도 오전 6시 15분 풀렸습니다.
오늘 오전 첫차부터 운행을 중단한 부산도시철도도 오전 9시부터 운행을 재개할 예정입니다.
힌남노는 오늘 오전 7시 울산 앞바다로 향했습니다.
기상청 관계자는 "태풍은 빠져나갔어도 6일 하루 경상도 지역에 매우 강한 비바람이 예상된다"며 "해안지역은 폭풍 해일과 함께 매우 높은 파도에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