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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과 공황장애까지 왔다던 돈쭐 치킨 사장님, 지금은 괜찮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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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서울 망원동. 가진 돈은 5천 원밖에 없는 고등학생 형, 치킨이 먹고 싶다고 보채는 동생. 형은 동생을 달래기 위해 일단 밖으로 나갔고, 동생은 치킨집이 보일 때마다 들어가자며 형을 졸랐습니다. 형은 용기를 내 5천 원어치만 치킨을 먹을 수는 없느냐고 부탁했지만 번번이 거절당했습니다. 그렇게 걷다가 도착한 서울 홍대 거리 근처 치킨집. 쭈뼛거리던 형제를 본 치킨집 사장은 형제를 가게로 들였습니다. 5천 원어치 치킨을 먹을 수 있느냐는 형에게 사장은 가게에서 가장 푸짐한 치킨 세트와 콜라를 내어줬습니다. 형은 혹시 더 많은 돈을 내라고 할까 봐 두려웠지만 행복해 하는 동생을 바라보며 동생이 치킨을 다 먹을 때까지 그곳에 머물렀습니다. 

형제에게 사장은 영수증을 뽑아둘 테니 나중에 내라며 돈을 받지 않았습니다. 사장은 이후에도 몇 차례 더 찾아온 동생에게 치킨을 먹였고, 덥수룩한 머리를 보고 미용실에 데려가기도 했습니다. 형은 이 사실을 알고 동생을 혼냈고, 부끄러움에 다시 가게를 찾지 못했습니다.

2021년 초, 형이 치킨집 프랜차이즈 본사에 보낸 감사 편지로 세상에 알려졌던 사연입니다. 이 사실이 언론을 통해 전해지자 전국에서 주문이 잇따랐고, 서교동에서 치킨집을 운영하고 있는 사장은 이른바 '돈쭐'의 주인공이 됐습니다. 그는 이 돈도 다 가져가지 않았습니다. 치킨은 받지 않고 돈만 보낸 '후원성 주문 금액' 500만여 원에 자신의 돈 100만 원을 보태 600만여 원을 마포구청에 기부했습니다. 결식 아동을 도와 달라는 부탁과 함께였습니다. 

하지만 선행이 알려진 뒤 힘든 시기도 보내야 했습니다. 따뜻한 마음을 악용해 돈을 보내라고 협박하거나 손찌검을 하는 사람들로 마음 고생을 했습니다. 이런 일이 쌓이면서 공황장애로 병원 치료까지 받았지만 보육원에 치킨을 무료로 보내는 등 조용한 선행을 이어오고 있다고 합니다.

형제의 감사 편지가 알려진 뒤 1년 반 동안 사장님은 어떻게 지냈을까요? 닭 장사를 하는 한 치킨 기부는 계속할 것이라는 박재휘 사장을 <비디오머그>가 만나봤습니다. 

(취재: 백운 / 영상취재: 이재영 / 편집: 조윤진 / 구성: 박정현 / 디자인 : 전해리 / SBS Digital 탐사제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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