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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착] 사우디 남성들, 항의하는 소녀들까지 '무차별 집단 폭행'

사우디아라비아 보육원 집단 폭행
사우디아라비아의 한 보육원에서 경찰 제복을 입은 남성들이 여성들을 집단으로 구타하는 동영상이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면서, 당국이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습니다.

현지 시간으로 지난 1일 BBC, 워싱턴포스트 등 외신들은 사우디아라비아 남부 카미스 무샤트에 위치한 한 보육원에서 경찰복과 사복을 입은 남성 무리가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을 집단 구타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해당 영상은 영국에 본부를 둔 사우디 인권 단체 ALQST가 지난달 30일 SNS를 통해 "경찰과 가면을 쓴 남성들이 보육원에서 항의하는 소녀들을 폭행하는 충격적인 영상이다. 사우디 당국은 조사를 착수하고 가해자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글과 함께 영상을 공유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 보육원 집단 폭행

영상에는 남성들이 뛰어가는 여성들을 붙잡아 벨트와 곤봉으로 폭력을 행사하고, 여성의 머리채를 끌고 다니거나 두 발에 수갑을 채우는 모습까지 담겨있었습니다.

ALQST의 한 관계자는 "마치 남성 후견인 제도만으로는 여성들이 겪는 고통이 충분하지 않다는 듯, 남성 후견인 없이 보육원에 사는 젊은 여성들이 자신의 기본권을 요구했다는 이유만으로 국가로부터 얼마나 심각한 폭력을 당할 수 있는지가 이번 일로 드러났다"고 지적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 보육원 폭행

영상이 공개된 후 사우디아라비아 현지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카미스 무샤트 보육원"이 실시간 검색어로 떠오르면서 많은 분노를 샀습니다.

현재 폭행이 발생한 정확한 시점과 구타의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일부 사우디아라비아 현지 매체들은 영상 속 경찰 중 한 명이 해당 지역 경찰서장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습니다.

논란이 거세지자 지역 주지사는 성명을 통해 관련 위원회를 구성해 사건을 조사할 것을 지시했지만, 유럽 사우디 인권 기구(ESOHR)는 사법 시스템의 문제와 여성 범죄에 관대한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이번 사건이 제대로 조사되지 않으리라 예측했습니다.

ESOHR은 이어 "이전에도 요양원 등의 기관에서 구타당한 여성들이 비슷한 침해 행위를 신고했지만, 가해자들은 책임을 지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사우디아라비아는 남성 후견인 제도를 통해 남성에게 여성 친족의 삶을 일정 부분 통제할 수 있는 법적 권한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이에 여성들은 가정폭력을 당하거나 가족 구성원에게 순종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보육원 등 보호시설로 보내지기도 합니다.

(사진= 트위터 'ALQ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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