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대전 은행강도살인 피의자 이승만 "내가 주도…총도 쏴"

대전 은행강도살인 피의자 이승만 "내가 주도…총도 쏴"
▲ 대전 국민은행 강도살인 피의자 이승만(왼쪽)-이정학 

지금까지 범행을 부인했던 21년 전 대전 국민은행 강도살인 피의자 이승만(52)이 자백했습니다.

오늘(1일) 대전경찰청에 따르면 이승만은 어제 오후부터 심경 변화를 일으켜 "(내가) 범행을 주도했고, 총을 직접 쐈다"고 진술했습니다.

프로파일러를 투입한 데 이어 공범이자 고교 동창인 이정학(51)이 범행 대부분을 시인한 것을 알게 되자 자백하기 시작했다고 경찰은 설명했습니다.

진술을 정리하면 이승만이 먼저 은행 강도를 마음먹고, 이정학에게 범행을 제안했습니다.

2001년 10월 15일 0시쯤 이들은 총기를 마련하기로 하고, 대덕구 송촌동에서 도보 순찰 중이던 경찰관을 차로 들이받았습니다.

당시 이승만이 운전했고, 이정학이 쓰러진 경찰관에게서 38구경 권총을 빼앗았습니다.

경찰관 총기 탈취 사건이 떠들썩하자, 조용해지기를 기다린 이들은 두 달여 뒤인 12월 21일 오전 10시쯤 서구 둔산동 국민은행 지하 주차장에서 권총 강도를 실행했습니다.

3주 전 경기 수원에서 훔친 그랜저 승용차를 이승만이 운전해 현금수송차량을 가로막은 뒤 권총을 쏘는 사이 이정학이 3억 원이 든 돈가방을 차에 실었습니다.

이후 이승만이 차를 운전해 300m 떨어진 상가건물로 향했고, 지하주차장에 미리 주차해둔 흰색 승용차로 바꿔 탄 뒤 다시 서구 갈마동으로 달아났습니다.

흰색 승용차는 갈마동에 버려두고, 돈가방은 그곳에 세워뒀던 이승만의 차량에 옮겨뒀습니다.

여기까지는 둘의 진술이 일치하는데, 이후 도주 경로에 대해서는 진술이 엇갈려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는 게 경찰의 설명입니다.

이정학은 돈가방을 두고 택시로 대전역에 간 뒤 경상도 쪽으로 도망갔다고 했는데, 이승만의 기억은 이와 다소 다릅니다.

이승만은 자신의 차를 몰고 동구 야산으로 가 돈가방과 함께 권총을 숨겨뒀다가 나중에 총기를 다시 찾아 잘게 부숴 버렸다고 진술했습니다.

각각 나눈 돈의 액수에 대해서도 진술에 차이가 있습니다.

범행 동기에 대해 이승만은 "불법 복제 테이프 도매업을 하던 중 두 번이나 단속되면서, 사회에 불만이 생겼다"고 진술했습니다.

잇따른 단속으로 생계에 어려움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그는 또 "정신없이 총을 쐈고, 은행 직원이 숨진 것은 나중에 뉴스를 보고 알았다"고 경찰에 밝혔습니다.

두 사람 모두 다른 공범 없이 둘이 저지른 일이라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습니다.

이승만까지 범행을 인정하면서 경찰은 혐의 입증에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성선 대전경찰청 강력계장은 "CCTV가 없는 등 열악한 21년 전 상황을 다시 되살려 수사하고 있다"며 "현장에서 발견된 유전자와 둘의 진술 등 증거는 충분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습니다.

경찰은 사건을 내일(2일) 검찰에 송치할 예정으로 이들이 경찰서에서 호송돼 나가는 모습이 언론에 공개됩니다.

(사진=대전경찰청 제공)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