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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에 보낸 산소 추출 장비…나무 한 그루 내뿜는 분량 생성

화성에 보낸 산소 추출 장비…나무 한 그루 내뿜는 분량 생성
화성 로버 '퍼서비어런스'호에 실어 보낸 산소 추출 장비가 나무 한 그루 분량의 산소를 안정적으로 생성해 미래 유인 탐사 때 필요한 산소를 현장에서 확보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연구진은 이산화탄소(CO₂)가 많은 화성 대기에서 인간이 호흡하고 로켓 연료로 활용할 수 있는 산소 추출을 시도해온 '화성 산소 현장자원 활용 실험'(MOXIE) 운영 결과를 과학 저널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발표했습니다.

연구진은 퍼서비어런스호가 화성 표면에 착륙한 지난해 2월부터 다양한 조건에서 MOXIE를 7차례 가동했으며, 그때마다 시간당 6g의 산소를 생성하는 목표를 달성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지구에서 보통 크기의 나무 한 그루가 광합성을 통해 내뿜는 것과 비슷한 양으로 제시됐습니다.

연구진은 화성에 우주비행사를 보내기 전에 MOXIE보다 규모가 큰 장비를 먼저 착륙시켜 가동함으로써 나무 수백 그루가 내뿜는 양의 산소를 생성해 놓으면 유인탐사선이 도착했을 때 우주비행사가 호흡에 이용할 수 있는 산소는 물론 지구로 귀환하는 연료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퍼서비어런스에 실어 보낸 MOXIE는 과학탐사 활동에 방해되지 않도록 여러 가지 제약을 두고, 구두 상자보다 약간 더 큰 크기(23.9 X 23.9 X 30.9㎝)로만 제작됐습니다.

그런데도 대기에서 산소를 추출하는 데는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성능을 보였다고 연구팀은 밝혔습니다.

MOXIE는 우선 대기를 빨아들여 오염물질을 거른 뒤 이를 압축해 '고체산화물전해조'(SOXE)에 보내 CO₂를 전기화학적으로 산소(O)와 일산화탄소(CO)로 분해하게 됩니다.

이중 산소 이온만 분리해 호흡에 이용할 수 있는 산소분자(O₂)로 만든 뒤 양과 순도를 측정하는 과정을 거쳐 방출하게 됩니다.

MOXIE는 가동할 때 몇 시간에 걸친 예열운전을 거친 뒤 1시간가량 산소를 생성하는 실험을 했으며 그때마다 밤과 낮, 계절별로 조건을 달리하며 대기 상태에 따른 결과 차이를 분석했습니다.

화성은 대기 밀도가 계절별로 두 배나 차이나고 기온도 100℃ 가까이 바뀌는 등 변화무쌍하지만 MOXIE의 산소추출 성능에는 큰 영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만 기온이 크게 바뀌는 새벽과 황혼 때는 가동된 적이 없어 산소추출 성능을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발표됐습니다.

연구진은 앞으로 대기 밀도와 CO₂ 농도가 가장 높아지는 봄철에 MOXIE를 최대 성능으로 가동해 산소추출 한계를 실험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퍼서비어런스호에 실려있는 장비가 MOXIE만이 아니기 때문에 켰다 껐다를 반복하며 실험하는 과정에서 성능이 떨어질 수도 있는데, 그렇지 않다는 점이 확인되면 지속해서 가동하는 정식 산소추출기는 수천 시간을 가동할 수 있다는 점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밝혔습니다.

제프리 호프만 교수는 "(이번 결과는) 다른 행성의 표면에 있는 자원을 유인 탐사에 유용한 것으로 화학적으로 변환해낼 수 있다는 점을 처음으로 보여줬으며, 이는 그런 점에서 역사적인 것"이라면서 유인 탐사 때 가져갈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닌데, 현장에서 만들어 쓸 수 있는 것은 현장에서 구하는 것이 게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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