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서 50만 년 전 거대 코끼리 상아 화석 발굴

이스라엘에서 50만 년 전의 것으로 추정되는 거대 코끼리 상아 화석이 발견됐습니다.

31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문화재청에 따르면 생물학자 에이탄 모르가 주도하는 텔아비브대와 벤구리온대 공동 발굴팀이 남부 레바딤 키부츠 인근에서 길이 2.6ｍ, 무게 약 150㎏의 코끼리 상아 화석을 발견했습니다.

영국 식민통치 기간 모래 채취장으로 쓰였던 함몰 지형에서 발견된 이 상아 화석은 보존 상태가 완벽에 가깝습니다.

크기는 지금까지 근동 지역에서 발견된 것 가운데 가장 크다고 감독기관인 문화재청이 설명했습니다.

이 상아는 약 50만 년 전에 살았던 '곧은 상아 코끼리'(straight-tusked elephant)의 것으로 학자들은 보고 있습니다.

곧은 상아 코끼리는 홍적세(Pleistocene Epoch) 중기와 말기에 지구상에 존재하다가 40만 년 전 멸종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문화재청의 애비 레바 발굴 국장은 "이 상아는 40만 년 전에 멸종한 곧은 상아 코끼리의 것"이라며 "상아 인근에서는 선사시대 인류가 동물의 사체를 토막 내거나 껍질을 벗길 때 쓰던 석제 도구도 발견됐다"고 말했습니다.

또 발굴팀은 상아의 주인인 코끼리의 크기가 최대 5ｍ에 이를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학자들은 코끼리 사냥을 통해 생기는 어마어마한 고기의 양과 보관이 어려운 코끼리 고기의 특성을 고려할 때, 당시 코끼리 사냥이 단순히 식량을 얻기보다는 사회적인 기능을 했을 것으로 추정합니다.

텔아비브대 생물 인류학자인 이스라엘 허쉬코비츠는 "특정 시기의 수렵채집인은 한 장소에 모여 여자와 정보를 교환하는 한편, 몇 년간 약해진 유대관계를 재확인하는 상징적 의미로 함께 코끼리를 사냥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 "그들은 새로운 생활공간을 찾아 가족이 이동해야 할 때, (사냥한 코끼리의) 상아 주변에서 행하는 의식을 발전시켰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발굴팀은 상아를 문화재청으로 옮긴 뒤 추가 연구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사진=UPI,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