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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브스夜] '그알' 전문가, 목 잘린 파주 택시기사 살인사건…전문가, "사바이 단란주점 사건과 유사점有"

[스브스夜] '그알' 전문가, 목 잘린 파주 택시기사 살인사건…전문가, "사바이 단란주점 사건과 유사점有"
목이 잘린 시신, 범인은 누구?

27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살인범의 지도 - 파주 택시 기사 살인사건'이라는 부제로 세기말 벌어진 충격적인 살인 사건을 추적했다.

지난 1999년 12월 31일 경기도 파주시 인근 군부대에서 근무하던 박 씨는 도로 옆 풀숲에서 목이 잘린 시신을 발견했다. 시신 상태는 경찰 또한 크게 놀랐다. 목이 3분의 1 정도가 잘려있었던 것.

택시 기사 유니폼을 입고 있는 시신의 신원은 한 번에 확인됐다. 시신에는 그의 이름표 등이 그대로 남아있었던 것. 서울에서 개인택시를 운행하던 김인식 씨가 바로 이 사건의 피해자였다.

김인식 씨의 시신은 입에는 재갈을 물린 것처럼 넥타이가 위까지 올라와 있었고 양쪽 손목이 결박되었고 유난히 목 앞부분만 피로 흥건히 젖어있었다. 그리고 부검 결과 목 앞부분에 17센티미터가량 절창상을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법의학자들은 "목을 직접 찔러 살해한 경우는 있지만 수평으로 그어서 살해한 경우는 흔치 않다. 목 부분을 힘주어 여러 차례 벤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다"라고 혀를 내둘렀다. 또한 절창상 외에 목이 졸린 삭흔까지 발견되어 눈길을 끌었다. 이에 전문가들은 "치명상이 두 개인데 이 같은 형태는 좀처럼 보기 어려운 형태다"라고 분석했다.

택시기사 김인식 씨는 시신 발견 전날인 1999년 12월 30일 오후 서울 강서구의 집에서 나와 서울 일대에서 운행하다 다음 날 오전 11시경 경기도 파주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시신 근처의 도로변 풀밭에서 혈흔 4점과 피해자의 옷에서 떨어진 걸로 추정되는 단추, 누군가 피우다 버린 담배꽁초가 발견됐다.

하지만 그의 택시 차량은 발견되지 않았는데 이는 시신 발견 3일째 되던 날 고양시에서 주차된 채 발견됐다. 주차된 김 씨의 차량에는 바퀴에 진흙이 묻어있고 앞바퀴 옆에는 담배꽁초가 떨어져 있었다. 그러나 감식 결과 특별한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단, 메모하던 습관이 있던 김 씨가 시간대별로 자신의 행적을 메모한 쪽지를 통해 사망 전 그의 행적을 추측할 수 있었다. 그 결과 20시 5분 정상 운행을 시작한 것이 우리가 알 수 있는 마지막 흔적이었다.

당시 택시 강도를 의심한 경찰들과 달리 유가족들은 단순 택시 강도는 아닐 것이라고 주장했다. 택시 강도의 소행이라기엔 김 씨가 소지하고 있던 금품이 그대로 남아있다는 것. 전문가들 또한 지나치게 잔인한 범행 형태로 보아 택시 강도라고 생각하기 어렵다는 것. 전문가들은 참수 같은 형태로 목을 베어 살해한 것에 가해자의 의도가 반영되어 있다고 분석했다.

유가족들은 당시 김 씨와 이혼한 전처를 의심했다. 가부장적이었던 김 씨의 성격 때문에 전처와 다툼이 많았다는 것. 그리고 김 씨의 사망 후 전처가 택시 회사가 지급하는 복지금을 모두 수령했고, 택시와 집을 처분해 경게적 이득을 취한 것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또한 김 씨의 강압적인 성향 때문에 그의 처남이 불만이 많았을 것이라며 의심했다.

특히 김 씨의 전처 남동생은 12월 18일 상경해 사건 발생 다음 날인 12월 31일 집으로 내려간 것으로 확인되어 더욱 의심을 샀다. 하지만 수사 결과 두 사람에게는 혐의점이 발견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밖에도 몇몇 김 씨의 지인들이 용의선상에 올랐으나 모두 혐의점이 없고 알리바이도 모두 확인된 것으로 드러났다.

그리고 전문가들은 범죄 형태를 미루어 보아 비면식범의 소행으로 추측했다. 그리고 정황상 김 씨가 차량을 주차한 후 2명 이상의 범죄자들을 만나 참변을 당했을 것이라 추정됐다.

특히 차량이 주차되었던 화정시는 1999년 당시 손꼽히는 번화가로 주점 등 유흥업소들이 많았고, 이에 여러 사건 사고들이 비일비재하게 발생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리고 전문가들은 시신에서 발견된 흔적 중 손목 결박에 주목했다. 양쪽 손을 각각 묶고 연결시킨 결박 형태가 부자연스럽다는 것. 이는 제압을 위한 결박으로 보기 어려운 형태이며 전문가의 매듭이라고 보기에도 어렵다고 분석했다.

또한 전문가는 "이 사건의 범인은 이 유흥가에 자주 와 본 사람이다. 그리고 적어도 전과가 있거나 흉기를 사용해서 위협해서 찌르거나 하는 경험이 있는 사람이다"라고 추측했다.

이에 제작진은 사건 발생 1년 전 서울 강남에서 벌어진 사바이 단란주점 살인사건에 주목했다. 남성 3명이 단란주점 여사장과 손님 2명 총 3명을 잔인하게 살해한 사건으로 피해자 중 한 명의 목뒤에서는 13센티미터가량의 절창상이 발견됐고 또 다른 피해자 중 한 명의 손은 결박된 채 발견됐는데 손목 결박의 형태가 김 씨의 것과 유사했던 것.

흉기로 참수하듯 살해된 이 사건의 피해자들은 가해자들과 비면식 관계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술자리 사소한 시비가 참극으로 이어졌던 것.

전문가는 "이 범행은 언젠가는 또 다른 사건으로 발전했을 가능성 있다"라며 "적어도 한두 사람은 사바이 사건과 연관된 사람이 끼어있지 않을까 추측된다"라고 했다. 그리고 이런 강력 범죄의 특성상 단 한 번의 범행으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수법에서 보이는 범인들의 시그니처를 토대로 중범죄에서 경범죄까지 폭넓게 유사 범죄의 패턴을 찾아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리고 과거와 달리 발전한 과학 기술을 토대로 과거의 증거에서 새로운 증거가 나올 가능성에도 주목했다.

마지막으로 방송은 이미 공소시효가 지나 처벌할 수 없는 범인이지만 연쇄 범죄의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아직 발견되지 않은 그들의 범죄를 추적해 공소시효가 남은 사건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리고 22년 동안 살펴보지 않았던 단서들을 이제라도 살펴 조각난 증거들을 모아 퍼즐을 맞췄을 때 이는 진짜 범인을 찾는 열쇠가 될 것이라 강조했다. 

(SBS연예뉴스 김효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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