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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삼성 근무하며 '육개장' 석사장교 특혜 누린 공정위원장 후보자

[단독] 삼성 근무하며 '육개장' 석사장교 특혜 누린 공정위원장 후보자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91년 2월 9일 입대해 같은 날 전역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가 석사장교(특수전문요원)란 병역특례제도를 활용해 사기업에서 근무하며 병역을 이행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한 후보자가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요청안을 보면 한 후보자는 삼성생명 사원으로 근무하던 1991년 2월 9일 입대해 같은 날 육군 소위로 복무를 만료했다고 신고했습니다. 입대와 동시에 전역이 가능했던 것은 80년대 한시적으로 운영된 석사장교 제도를 적극 활용했기 때문입니다. 석사 학위 소지자에게 '지속적인 학문 기회를 부여'한다는 취지로 1982년 만들어진 석사장교 제도는 6개월간 기초군사훈련만 받으면 소위 계급으로 임관과 동시에 전역시키는 제도였습니다.
 

삼성생명 근무하며 기초군사훈련 이행 추정

그런데 1990년 2월 서울대 행정대학원에서 석사 학위자로 졸업한 한 후보자는 '지속적인 학문 기회를 부여'한다는 법 제도 취지와 어긋나게 졸업과 동시에 삼성생명에 입사했습니다. 1990년 6월부터 1993년 3월까지 2년 10개월간 근무했습니다. 삼성생명 직원이던 1991년 2월 9일 입대와 동시에 전역했는데, 그 직전 6개월간 기초군사훈련도 삼성생명 직원 신분으로 이행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다만 한 후보자는 1994년부터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로 유학을 가 1996년 박사 학위를 취득했습니다.

@그래픽 제작-옥지수

군 회피 수단 악용 '석사장교' 제도…"청문회 때 답하겠다"

석사장교(특수전문요원) 제도는 전두환·노태우 두 당시 대통령 자녀에게 혜택을 주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라는 비판과 사회 고위층 자녀들의 군 회피 수단으로 악용된다는 지적에 1990년 4월 폐지됐습니다. 1990년 2월 대학원을 졸업한 한 후보자가 석사장교 제도 막차를 탄 걸로 보입니다. 고학력자에게 '지속적 학문 기회를 부여'한다며 법을 제정했지만 문과생들은 '박사 학위'를 취득해야 한다는 강제 조항도 없었고, 6개월간 기초군사훈련도 훈련 강도가 약해 '육개장(육개월 복무 장교)'이란 비아냥을 받았습니다. 지난 문재인 정부에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변창흠 전 국토부 장관, 문승욱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석사장교' 제도를 활용해 군 복무를 이행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된 바 있습니다. 이번 윤석열 정부에서도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이 제도의 수혜자였습니다. 한 후보자가 특혜 논란이 있는 제도를 이용해 군 복무를 이행한 것과 사기업에 취직해 법 취지마저 지키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 한 후보자 인사청문준비단은 "인사청문회에서 성실히 답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내놨습니다.

윤석열 정부 초대 공정거래위원장으로 지명된 한기정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서울대 교수 한기정 후보자, 보험회사 사외이사로 매년 수천만 원 소득

서울대학교 교수인 한 후보자는 2년 넘게 보험회사 사외이사로 근무하며 매년 수천만 원의 소득을 올린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보험연구원장을 그만둔 이후인 2020년 3월부터 현재까지 한 후보자는 메트라이프생명보험 사외이사로 재직하며 2020년 3,900여만 원(이하 세전 기준), 2021년 5,200여만 원의 소득을 올렸다고 인사청문요청안에서 밝혔습니다. 올해도 8월 현재까지 3,500여만 원의 급여를 받았습니다. 한 후보자는 보험연구원으로 가기 전에도 외환은행, 하나은행에서 사외이사를 지내기도 했습니다. 국립대학교 교직원이 사외이사로 부수입을 올리는 건 부적절하다는 지적은 오래전부터 있어 왔지만, 불법은 아닙니다. 인사청문준비단은 이에 대해서도 "인사청문회에서 성실히 답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한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국회에서 9월 2일 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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