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일본, 관함식 계기로 '레이더 지침 무력화' 시도

<앵커>

일본이 올해 11월 해상자위대 창설 70주년 관함식에 우리 해군을 초청했고, 우리도 참가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저희가 얼마 전에 단독 보도해 드렸습니다. 그런데 일본 안에선 관함식 문제가 다른 쪽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어떤 내용인지 배준우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기자>

2018년 12월 독도 인근의 한일 중간 해역.

우리 광개토대왕함이 표류하는 북한 낚싯배에 접근하자 일본 초계기가 저공으로 위협 비행합니다.

이 과정에서 일본은 광개토대왕함이 추적 레이더를 가동해 사격 준비 단계에 돌입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일본 초계기 조종사 (2018년 12월 20일) : 한국 해군 응답하십시오! 레이더가 우리 쪽을 향하고 있는데 의도가 무엇입니까?]

이후에도 일본 초계기의 위협 비행 도발은 반복됐고, 한일 간 군사적 갈등은 악화일로를 걸었습니다.

[서욱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 (2019년 1월) : 우방국 함정에 대한 명백한 도발 행위이므로 일본의 저의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으며 이를 강력하게 규탄한다.]

2019년 2월 우리 군은 아예 일본 초계기에 대한 강력한 대응 지침을 마련했습니다.

함정 지휘관의 판단에 따라 추적 레이더를 쏠 수 있도록 한 겁니다.

그러자 일본은 2019년 관함식엔 우리 해군을 초청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올가을 관함식에 한국 해군이 초청됐단 SBS 보도가 나오자 일본 내에선 산케이 등 극우 언론을 중심으로 한국군의 초계기 대응지침 삭제가 먼저라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습니다.

집권 자민당도 의원회의를 열고 "한국군의 초계기 대응 지침 파기를 한국에 요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일본 해상자위대 최고 지휘관인 사카이 막료장도 "한일이 레이더 문제를 확실히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관함식 참가를 적극 고려하고 있는 우리 정부의 입장 변화도 감지됩니다.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SBS와 통화에서 "한일 관계의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지침에 대한 변경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양국 내 여론의 추이가 관건인 관함식 참석 여부에 일본의 초계기 대응지침 삭제 요구까지 덧붙여지면서 우리 정부의 선택지가 좁아지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한일상, 영상편집 : 박기덕, CG : 홍성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