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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8년 전 멕시코 교대생 집단 실종사건, 전 정권 개입"

총을 든 군인들까지 동원된 삼엄한 호위 속에 차량 한 대가 취재진 사이를 뚫고 지나갑니다.

철통 경비 속에 차에서 내린 이는 헤수스 무리요 카람 전 멕시코 법무장관입니다.

8년 전 발생한 의문의 교대생 집단 실종사건에 대한 법원 심리를 받기 위해서입니다.

지난 2014년 9월 멕시코 게레로주 아요치나파 교대 학생 43명이 한꺼번에 실종됐습니다.

학생들은 지역 교사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함께 버스를 타고 멕시코시티로 가던 중이었습니다.

수사에 나선 당시 정부는 마약 카르텔과 결탁한 경찰이 이들을 납치한 뒤 경쟁 조직원이라고 속여 카르텔에 넘겼고, 결국 학생들은 모두 살해돼 시신마저 불태워졌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사고 현장에서는 이들의 흔적도 정부 발표를 입증할 증거도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이 때문에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8년 동안 이어졌고, 정부가 학생들의 납치 사실을 처음부터 알고 있었는데도 일부러 구하지 않았다는 의혹도 제기됐습니다.

당시 학생들 사이에는 군인들이 잠입해 학생들의 활동을 감시하고 상부에 보고했다는 겁니다.

결국, 재조사에 나선 정부 진상규명위원회는 최근 이 사건이 전 정권이 개입한 범죄였다고 인정했습니다.

정부와 공무원은 물론 군·경까지 개입해 사건을 조작하고 은폐했다는 겁니다.

이에 따라 당시 수사를 총지휘했던 카람 전 법무장관을 전격 체포한 데 이어, 전·현직 공무원과 경찰, 군인 등 80여 명에게 무더기 체포영장이 발부됐습니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철저한 조사를 통해 이번 사건에 연루된 전·현직 군인과 공무원을 모두 엄중히 사법 처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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