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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이것' 팔았더니 어느덧 1억인데…그 돈이 사라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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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수레를 끌며 폐지를 줍는 노인, 길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경기도 안양시엔 조금 특별한 이유로 폐지를 줍는 분이 있습니다. 나이는 76살, 교도관으로 33년 8개월을 근무해 공무원 연금도 나오는데 새벽같이 길거리로 나오는 이유는 오로지 기부를 위해서입니다. 넝마주이(넝마나 헌 종이, 빈 병 따위를 주워 모으는 사람)가 자랑스럽다는 억대 기부자, 전직 교도관 이상일 씨를 만났습니다.

[이상일 / 경기도 안양시 ]
"안녕하세요. 저는 자랑스럽게 넝마주이를 하고 있는 이상일입니다. 새벽 5시 반, 이 무렵 나와서 (폐지를) 주워 고물상 갖다 주고. 많이 들어오면 (하루에) 한 2만 원 조금 넘고. 지금은 한 1만2천~1만3천 원 정도 받습니다."

이 씨의 선행은 교도관이었던 젊은 시절에 시작됐습니다.

[이상일 / 경기도 안양시 ]
"우리 어머니가 없는 생활 중에서도 남한테 밥 한 숟가락이라도 주려 하고, 우리도 못 먹는데. 길 가는 사람 중 누가 밥 좀 달라 그러면 주고. 그렇게 해서 어머니한테 그런 걸 배우게 된 거죠. (교도관 근무 시절) 교도소에서 쓰다가 폐기 시키는 옷들, 이런 거 분류해서 쓸 만한 거 있으면 (기부하고) 달걀판 같은 것도 한 20만~30만 개 이상 모아서 농촌의 양계 농가에 지원을 해주고 그랬어요. 보육원, 양로원, 장애인 시설, 27개 시설을 인천서부터 의정부 쪽으로 다."

지난 2003년 정년 퇴직한 이후엔 20년 가까이 폐지를 팔아 기부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기부한 돈은 1억 원을 훌쩍 넘겼습니다.

[이상일 / 경기도 안양시 ]
"목표는 1억 원을 두고 했어요. 폐지 단가 좋을 때는 엄청났죠. 지금은 1년에 500만 원 정도. (기부금이) 1억 원이야 훨씬 넘었죠."

올해는 새로운 목표도 세웠습니다. 어려운 사람이 조금이라도 줄어들길 빌면서 접을 수 없는 종이학 1,000개 대신 학이 새겨진 500원짜리 동전 1,000개를 모으는 겁니다.

[이상일 / 경기도 안양시 ]
"(종이로) 학을 하나 접어서 1,000개를 접으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그런 얘기들을 많이 하더라고요. 그런데 내 손재주로 학 1,000마리를 못 접으니까 박스 주워 팔아 500원짜리 동전을 1,004개를 모아 이 사회에 어려운 사람이 없기를 학한테 비는 거예요.이제 700~800개 모았어요."

(취재: 백운 / 영상취재: 서진호 / 편집: 홍경실 / 구성: 박정현 /  CG: 안지현 / SBS Digital 탐사제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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