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ck] 수원 세 모녀 모두 '암 · 난치병'…유서엔 생활고 비관

 경기 수원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세 모녀로 추정되는 여성 3명이 시신으로 발견돼 안타까움을 주고 있는 가운데, 이들 모두 암과 난치병 등 건강 문제와 경제적 어려움으로 고된 생활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들은 투병 등으로 인해 경제적 어려움이 극심했음에도 기초생활수급 등 복지 서비스 등을 전혀 신청하지 않아 관할 지자체에서도 이들의 사정을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오늘(22일) 수원남부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2시 50분쯤 수원 권선구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문이 잠긴 세입자의 집에서 악취가 난다"는 건물 관계자의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과 소방당국은 신고가 접수된 집 문을 강제로 개방해 들어갔고 방 안에서 심하게 부패된 여성 시신 3구를 발견했습니다.

해당 집에는 60대 여성 A 씨가 각각 30대, 20대인 두 딸과 함께 거주해왔는데 외부 침입 흔적이 없고 현장에 유서가 발견된 점 등을 미루어보아 경찰은 이들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유서에는 '평소 지병으로 힘들었고 경제적으로도 어려웠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세 모녀는 모두 투병생활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는데, A 씨는 암 진단을 받아 치료 중이었고 두 딸 역시 각각 희귀 난치병 등을 앓아 일상생활이 어려웠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뿐만 아니라 채무 또한 상당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병원비 탓에 집 보증금 300만 원에 40여만 원인 월세를 종종 연체하는 경우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들 세 모녀는 대부분 바깥출입 없이 외부와 단절된 생활을 해왔고 A 씨의 남편 역시 지병 등으로 이미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하지만 이들 세 모녀는 극심한 생활고에도 기초생활수급 등 복지 서비스를 신청하거나 상담한 내역이 따로 없어 관할 지자체에서도 이들의 속사정을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들은 화성시에 있는 지인의 집에 주소 등록이 된 상태에서 2020년 2월 현재 수원 주거지로 이사했는데, 당시 전입신고는 하지 않았습니다.

수원시 관계자는 "이들이 만약 전입 신고를 했다면 통장이 확인 방문을 해서 이들의 어려움을 파악해 생활 서비스 상담 등으로 이어질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시신 부검 결과와 진료기록 등을 분석해 추후 수사 결과를 밝힐 계획입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