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열어주려" 여환섭 법무연수원장 사직…검찰총장 지명 후 첫 사의

윤석열 정부 첫 검찰총장 후보군에 올랐던 여환섭(사법연수원 24기) 법무연수원장이 검찰을 떠나기로 했습니다.

여 원장은 오늘(22일) SBS와의 통화에서 "오전 법무부에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밝혔습니다.

후배인 이원석(27기) 대검 차장검사가 검찰총장 후보자로 낙점되자 그의 지휘 부담을 덜어주려는 차원으로 해석됩니다.

여 원장은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주고 기회도 주기 위해 사직을 결정했다"며 "그게 후배들의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원석 총장 후보자가 지명 직후 선배들에게 검찰 조직에 남아달라는 요청을 해 온 것과 관련해선, "정으로 하시는 말씀이라고 생각한다"며 "나에 비해 역량이 뛰어나신 분이니 뒤에서 돕는 게 낫겠다는 판단을 했다"고 여 원장은 말했습니다.

검찰 조직은 기수 문화가 뿌리 깊어 후배 기수가 총장에 오르면 선배나 동기들이 용퇴하는 관례가 있습니다.

현재 검찰 고위 간부 중 이 후보자보다 연수원 기수가 높거나 같은 이들은 19명입니다.

경북 김천 출신인 여 원장은 검찰 내 대표적인 특수통으로, 옛 대검 중앙수사부 중수2과장·중수1과장,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을 지내면서 많은 권력형·기업 비리 사건 수사에 참여했습니다.

대검 대변인, 대검 반부패부 선임연구관, 대구지검장, 광주지검장, 대전고검장 등을 지냈습니다.

2005년 대우그룹 분식회계 사건·2006년 현대자동차 비자금 사건 등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일한 경험이 있지만 '윤석열 라인'으로 분류되지는 않습니다.

지난 정부에선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 수사권고 관련 수사단 단장을 맡아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성범죄·뇌물수수 의혹 등을 수사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