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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진 부사관 유족 "부대 측 초동 대응부터 의심스러워"

<앵커>

지난해 고 이예람 중사가 마지막에 근무했던 바로 그 부대 관사에서 한 달 전 다른 부사관이 숨진 채 발견됐다는 소식 전해드렸습니다. 그런데 SBS 취재진과 만난 유가족은 부대 측 초동 대응부터 의심스럽다고 말했습니다.

김보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달 19일 공군 20 전투비행단 관사에서 숨진 채 발견된 21살 강 모 하사.

부대원들이 강 하사를 발견한 건 오전 8시 4분, 유족들은 군경찰이 도착해 현장 보존 조치를 한 뒤인, 8시 31분에 첫 연락을 받았습니다.

가족 통보가 후순위로 된 데 대해 유족들이 묻자, 부대 측은 이렇게 답했다고 합니다.

[고 강 모 하사 아버지 : 8시 20분경 의무대가 도착해서 사망 확인을 할 때까지는 그전까지는 고인을 살아 있는 걸로 판단하고 조치했다는 거예요. 살아 있다면 왜 고인을 내려서 응급조치를 안 하고 그냥 그대로 뒀느냐 그랬더니 아무 말을 못 하는 거예요.]

유서로 추정되는 다이어리에 부대 내 괴롭힘 정황들과 심리적 압박감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는데도 정작 누가 괴롭혔는지는 적혀 있지 않은 점도 의심스럽다고 했습니다.

[고 강 모 하사 아버지 : 다이어리는 한 장을 찢어도 표가 나지 않는 그런 종류였습니다. 같이 일하는 사람들 실명들이 나타나 있다든지 그런 중요한 부분들은 찢어서 버려도 아무도 모른다는 거죠.]

강 하사가 살던 관사가 고 이예람 중사가 지난해 극단적 선택을 했던 곳이라는 것과 이 때문에 강하사가 괴로워했다는 것도 유족이 알아낸 사실입니다.

관사에 배달된 우편물을 발견했는데 이 중사의 남편 이름이 적혀 있었던 겁니다.

[고 강 모 하사 아버지 : 서류를 가져오는 과정에서 그 우편물을 저희가 발견한 거예요. 오빠가 그것도 이제 그냥 나왔으면 발견을 못 했을 건데….]

무책임한 관사 배치가 안타까운 죽음에 영향을 미쳤다는 겁니다.

[고 강 모 하사 아버지 : (육군에 문의해보니 육군은) 절대 그런 일 없다. 그런 일 있으면은 최소한 5년은 비워두거나 거기를 창고로 쓰던지… 그런데 20 비행단에서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진 거예요.]

공군 측은 사건 당일 유족에게 절차에 따라 연락했고 관사 배정에서 배려가 부족했던 건 유감스럽다며 관련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유족은 임관한 지 1년을 갓 넘긴 딸의 죽음이 지금도 믿기지 않습니다.

[고 강 모 하사 아버지 : 굉장히 영혼이 무너지고 억장이 무너지고 참담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려고 딸을 키운 게 아닌데….]

(영상취재 : 설민환, 영상편집 : 하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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