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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변호사 살인사건, 1심 뒤집고 23년 만에 '유죄'

<앵커>

23년 전, 제주에서 변호사를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피의자가 징역 12년을 선고받았습니다. 이 사건은 SBS '그것이 알고 싶다'를 통해서도 여러 차례 방송됐는데, 1심에서는 무죄가 선고됐지만 항소심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JIBS 하창훈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지난 1999년 11월 5일 아침 검사 출신인 이승용 변호사가 자신의 차량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하지만 끝내 범인을 찾아내지 못한 채 제주의 대표적인 장기 미제사건으로 남게 됐습니다.

그런데 반전이 일어났습니다.

20여 년 만에 살인을 교사했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살인 교사 주장 김 모 씨(통화 내용) : 사실 처음부터 죽일 의도는 전혀 없었어요. 그냥 이 변호사를 그냥 혼만 내주라고 이렇게 오더(주문)를 줬어요.]

경찰의 재수사가 시작됐고, 결국 김 씨는 살인 등의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1심에서는 무죄가 선고됐습니다.

김 씨의 진술 등을 보면 범행에 가담했을 의심이 들기는 하지만, 검찰의 증거 중 상당수가 가능성과 추정만으로 이뤄져 살인죄를 증명하기 어렵다고 본 것입니다.

하지만 항소심 판단은 달랐습니다.

재판부는 공동정범, 즉 공범으로 인정하고 징역 12년을 선고했습니다.

김 씨가 공범인 손 모 씨에게 범행을 지시했는데, 손 씨가 흉기를 사용할 것을 알았다는 것은 적어도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는 미필적 인식을 하고 용인했다고 본 것입니다.

취재진을 협박했던 부분에 대해서도 징역 1년 6월의 원심을 유지했습니다.

[고경송/고 이승용 변호사 사무장 : (피해자 유족이 지낸) 통한의 세월이 23년이잖아요. 그것에 비하면 형량이 너무 적지만 그래도 단죄될 수 있었다 하는 것에 대해서는 감사하고요.]

아직 대법원 판단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이번 항소심 판결로 변호사 살인사건은 23년 만에 제주 지역 영구 미제사건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습니다.

(영상취재 : 강효섭 JI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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