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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팸 문자 막기는커녕…도맡아서 뿌린 대형 통신사

<앵커>

휴대전화로 오는 스팸메시지 한 번쯤 받아보셨을 겁니다. 저희 취재팀이 확인해 보니 대형 통신사가 스팸방지 시스템을 피하는 방법까지 퍼뜨리면서 이 스팸메시지로 큰돈을 벌고 있는 걸로 나타났습니다.

조윤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회사원 최승훈 씨가 최근에 받은 광고성 메시지, 스팸 내용들입니다.

[최승훈/스팸문자 피해자 : 하루에 두세 건씩 꼬박 (스팸문자를) 받는데요. 도대체 제 번호를 어떻게 알고 문자를 한 건지, 그것도 되게 짜증이 나고.]

국민 한 사람이 하루에 받는 휴대전화 스팸은 2017년 상반기에 0.09통에서, 작년 하반기 0.29통으로 세 배 이상 늘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는 대형 통신사인 KT와 LG유플러스 책임이 크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스팸 문자 대부분은 전문 대행 회사가 불법 대출이나 도박 회사와 계약을 맺고, 통신망을 빌려서 문자를 대신 보내주는 '대량문자 발송 서비스'로 뿌려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중소기업들이 주로 맡았던 이 문자 대행업에 KT와 LG유플러스가 뛰어든 이후로, 대부분 스팸을 도맡아서 뿌리고 있습니다.

작년 하반기에도 KT가 전체 스팸의 35%를, LG유플러스가 21%를 발송해서 전체 스팸의 절반 이상을 두 통신사가 도맡았습니다.

취재진이 입수한 KT의 문자 메시지 영업 이메일에는 KT 자체 전산망에서 스팸 신고자 전화번호를 골라낼 수 있는 요령과 함께, 이 번호를 빼고 문자를 보내면 된다는 매뉴얼이 첨부돼있습니다.

영업을 위해서 스팸을 조장하고 있다는 의혹이 나오는 부분입니다.

[황동현/한성대학교 컴퓨터공학과 교수 : (KT) 경영층의 무관심이 첫 번째고요. 두 번째는 영업 조직의 실적주의에 어떻게 보면 합작품이다.]

이에 대해서 KT는 "해당 문건은 일부 지사에서 만든 것으로, 스팸 신고자에게 문자가 가지 않도록 문자 사업자들에게 고객 확인 방법을 안내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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