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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지는 응급의료…"10년 뒤 맹장 터져도 수술 어렵다"

<앵커>

위기에 처한 우리 필수, 응급의료를 짚어보는 연속보도 전해드리고 있습니다.

지금 같은 상황이면 10년 뒤에는 맹장이 터졌을 때 응급 수술해줄 의사 찾기가 어려울 거라고 하는데, 외과 상황이 어떤지 조동찬 의학전문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삼성서울병원 외과 수술실입니다.

[이우용/삼성서울병원 외과 교수 : 여기 보면 암세포가 이쪽에 있어서 이 부분을 (절제합니다.)]

국내에서 외과 전공의가 가장 많은 병원이지만 외과 의사 부족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최영해/삼성서울병원 외과 전공의 3년 차 : 3일마다 한 번씩 야간 당직하고 있습니다. (야간 당직한 다음 날은 가시나요?) 아니요, 야간 당직 다음 날도 전부 일을 하고 근무를 하고 퇴근합니다.]

30년 동안 의대 정원은 2천500명에서 3천458명으로 늘었지만 한 해 배출되는 외과 전문의는 220명에서 140명으로 줄었습니다.

[이우용/삼성서울병원 외과 교수 : 문제는 뭐냐면 고령화 사회로 외과 수술이 필요한 환자는 점점 늘고 있어요.]

송지연 씨는 장이 꼬이거나 터졌을 때 응급 수술을 하는 분야를 전공합니다.

[송지연/삼성서울병원 외과 전문의 : 배입관이 들어가 있는데요. 그쪽 주변으로 소독해 드리고 있습니다. 발 뻗고 잠들지 못하는 이런 심리적인 스트레스 이런 거를 평생 안고 가야 된다는….]

송 씨처럼 중증 외상이나 소아 등 응급 수술을 책임지는 외과 전문의가 가장 가파르게 줄고 있습니다.

[이우용/대한외과학회 이사장 : 더 큰 문제는 이제는 외과 중에서도 편한 과를 하려고 그래요. 유방·갑상선 같은 경우는 외과 계열에서도 응급이 적은 과이거든요.]

충북에 사는 이 환자는 대장이 터졌지만 응급 수술 병원을 찾는 데 하루 넘게 걸렸고 결국 숨졌습니다.

[이택구/충북대병원 외과 교수 : (이 환자는) 대장 천공이 복막을 둘러싼 부위까지 모두 퍼졌습니다. (수술했지만) 이후 패혈증이 심하게 되어 사망했습니다.]

인구 160만 명의 충북에 대장이 터진 중증 환자를 응급 수술할 수 있는 곳은 충북대병원 한 곳뿐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곳도 교수 2명이 365일을 담당합니다.

[이택구/충북대병원 외과 교수 : 교수 1명이 휴가를 가면 그 교수의 환자뿐만 아니라 응급 수술을 도맡아 합니다.]

학회는 지금 감소 추세라면 10년 뒤에는 중증 응급 수술 외과 의사가 현재의 절반인 100명도 채 안 돼 맹장이 터졌을 때 수술받기도 어려울 거라고 전망합니다.

[이우용/대한외과학회 이사장 : 저희가 월급을 더 받겠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월급은 똑같더라도 의사를 채용할 수 있게 해주는 게 첫 번째고요.]

(영상취재 : 김원배·한일상, 영상편집 : 전민규, CG :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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