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가처분 인용되면 창당·정계개편 시도 있을 수도"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지난 10일 신청한 비대위 효력정지 가처분이 인용되면 "누가 창당하려 것 같다"고 말하며 정계개편 시도 가능성을 주장했습니다.

이준석 대표는 오늘 CBS 라디오 유튜브에 출연해 "제가 창당하진 않을 것이고요"라고 단서를 달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과 그 호소인에게 마지막에 질문한 게 그거였다. 도대체 뭘 믿고 이러느냐"라며 "이렇게 해놔도 총선 앞두고 뭐가 있다고 생각하는 걸 텐데, 정계개편 이런 걸 시도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부연했습니다.

자신에 대한 윤핵관 등 당내 친윤 그룹의 '축출' 시도가 법원의 결정에 의해 제동이 걸릴 경우 누군가 창당 등 정계개편 카드를 꺼내들지 않겠느냐는 관측을 내비친 거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이준석 대표는 이어 "제가 만약 지금 (차기 당대표 선출) 전당대회에 출마한 사람이라면 '저는 이번 전대를 통해 윤핵관과 그 호소인의 성공적 은퇴를 돕겠다'는 한마디로 선거를 이끌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대표는 "지금 상황에서 그러면 '십자가 밟기'가 진행된다"며 "윤핵관이나 그 호소인에 대한 감정이 이렇게 안 좋은 상황에서는 그 말을 할 수 있는 자와 아닌 자로 선거가 구분된다. 그래서 그 말을 할 수 있는 자들을 국민이 주목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전당대회에 나갈 수 있는 시점이라면 나가겠느냐'는 질문에는 이른바 '옥새 파동'을 언급하며 "구조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지금 이 상황에서 어떤 당대표가 오더라도 영도 다리에 가진 않겠지만, 그에 준하는 내부 폭탄이 터질 것"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이준석 대표는 또 "지금 대통령실 코멘트를 보면 대통령이 너무 잘하는데 홍보에 문제가 있어서 지지율이 안 나와 안타깝다는 거다. 지금까지 똑같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대통령 임기가 앞으로 얼마간 남아있는데 이 정도로 맞서는 게 겁나지 않냐'는 물음에는 "저는 할 게 많은 사람이다. 많은 사람이 생각하는 조급함이나 이런 걸 느끼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윤 대통령과 언제부터 틀어진 것 같다고 보냐'는 질문에는 "'패싱 입당'을 할 때 보면서 정상적인 상황인가, 당대표가 출장 갔을 때 들어가는 것도 이상한데 원내대표까지 출장 간 날을 골라 들어오는 건 무슨 상황이지 (하는 의문이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출연진들에게 "대통령이 (지난 13일) 기자회견을 봤을 것 같으냐"고 물은 뒤 "제 느낌, 상상에는 당연히 안 보셨을 거다. 보고만 이렇게 올라갔을 거다. "개고기". 지금까지 제가 겪었던 모든 일은 그런 경향성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이준석 대표는 CBS 라디오 정규방송에 나와, 윤 대통령이 지난 대선 당시 자신을 가리켜 '이 XX 저 XX'라고 했다는 발언이 윤핵관과 그 호소인들에게 자신을 때리라는 지령 비슷한 역할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이 대표는 "그 사람들이 그걸 듣고 나서 '대통령이 이준석을 별로 안 좋아하는구나, 그러니까 쟤 때려도 되겠다' 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대표는 또 본인의 기자회견 후 반응에 대해 "결국 건질 내용이 개고기밖에 없었나"라며 대통령실과 자당 의원들의 반응을 보면 "'민주당에 진짜 판판이 당하겠구나' 그 생각밖에 안 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제가 양두구육(羊頭狗肉)이라는 단어를 선거 과정에서 이재명 후보한테 썼다"며 "만약에 이 후보가 '나를 어떻게 개에 비유하느냐', 이렇게 발끈해서 나왔으면 '무식하다'부터 시작해서 난리 났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준석 대표는 윤 대통령의 성적표를 매겨달라는 질문에 "한 25"라며 "25보다 더 마음 아픈 것은 호남에서의 9 그리고 젊은 세대에서의, 30~40대에서 13, 11 뭐 이런 숫자"라고 답했습니다.

이 대표는 차기 전대에서 유승민 전 의원과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 "전혀 그런 얘기 안 했다.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고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생각보다 둘의 지지층은 다르고 이질적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