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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의 시' 작가 루슈디, 흉기 피습…"인공호흡 중"

'악마의 시' 작가 루슈디, 흉기 피습…"인공호흡 중"
이슬람 신성모독 논란을 일으킨 소설 '악마의 시'로 유명한 영국 작가 살만 루슈디가 미국 뉴욕주에서 강연 도중 흉기에 피습됐습니다.

루슈디는 현지시간 12일 오전 셔터쿼 인스티튜션에서 강연하기 직전 무대 위로 돌진한 남성이 휘두른 흉기에 목과 복부를 찔렸고 곧바로 지역 병원으로 이송돼 수술을 받았습니다. 
 
루슈디의 대변인 앤드루 와일리는 루슈디가 현재 인공호흡기로 호흡하고 있으며, 팔 신경이 절단되고 간이 흉기에 찔려 손상된 상태라고 말했습니다.

피습 직후 헬기로 이송되는 작가 살만 루슈디

또 한쪽 눈을 잃을 것 같다고 전했습니다.

피의자의 신원은 뉴저지주 페어뷰에 거주하는 하디 마타르로 확인됐습니다.

피의자는 현장에서 체포됐지만, 범행 동기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마타르는 진행자가 약 2천500명의 관중에 루슈디를 소개하는 도중 무대 위 소파에 앉은 루슈디에게 다가가 10∼15차례에 걸쳐 흉기와 주먹을 휘둘렀습니다.

살만 루슈디가 강연 중 공격당한 뉴욕주 셔터쿼 인스티튜션

루슈디는 1988년 발표한 소설 악마의 시와 관련해 이슬람 예언자 무함마드를 불경하게 묘사했다는 이슬람권의 거센 비난을 받아왔습니다.

이슬람권 국가 대부분이 이 책을 금서로 지정했고, 1989년 당시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는 루슈디는 물론 이 책의 출판에 관여한 누구라도 살해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의 파트와, 이슬람 율법 해석을 선포했습니다.

이에 루슈디는 한동안 가명으로 숨어지내야 했고, 1991년에는 이 책의 일본어 번역가가 살해되는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이란 정부가 1998년 루슈디에 관한 파트와를 더는 지지하지 않는다고 언급한 후에야 조금씩 공개 활동을 할 수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러나 이란 정부와 연계된 여러 단체는 여전히 루슈디의 목에 건 수백만 달러의 현상금을 거둬들이지 않고 있습니다.

호메이니의 후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2017년 말 '파트와는 여전히 유효하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인도 뭄바이의 무슬림 가정에서 태어나 영국으로 이주한 루슈디는 2016년 미 시민권을 취득하고 뉴욕시에 거주해왔습니다.

루슈디는 악마의 시 외에 자신의 은신 생활에 대해 다룬 자전적 회고록과 소설 '미드나이트 칠드런'을 썼고, 내년 2월 새 소설 '빅토리 시티'를 출간할 계획입니다.

루슈디가 이끄는 표현의 자유 옹호 단체 '펜 아메리카'는 이번 사건에 대해 미국에 거주하는 작가에 대한 "전례 없는 공격"이라며 "충격적이고 끔찍하다"고 비판했습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도 트위터에 "루슈디는 우리가 결코 옹호하길 중단해서는 안 되는 권리를 행사하다 공격을 받았다"고 개탄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로이터,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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