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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수 예방' 내수침수지도, 426개동 가운데 9곳에 그쳐

<앵커>

폭우 피해를 줄이려면 강우량을 예측해 침수 위험이 큰 곳을 미리 예측하는 게 중요합니다. 정부가 이걸 위해 20년 전부터 홍수 위험지도를 만들어 왔는데, 이번 폭우에는 별 쓸모가 없었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장세만 환경전문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폭우가 내렸을 때 어느 지역이 얼마나 침수될 지 알려주는 게 홍수 위험 지도인데, 하천 홍수 위험지도와 내수 침수 위험지도 둘로 나뉩니다.

이 가운데 내수 침수지도는 하천이 범람하지 않았는데도 강우량이 도심 내 빗물처리 용량을 초과하는 바람에 발생하는 침수 피해를 사전에 예측하는 시스템입니다.

이번 수도권 폭우 피해도 하천 범람 없이 도심 내에서 생긴 만큼 내수 침수지도 예측이 잘 들어맞는 상황.

하지만 실제로는 별 쓸모가 없었습니다.

서울시 426개 행정동 가운데 내수 침수 지도가 만들어진 곳은 9개 동에 불과한 탓입니다.

피해가 컸던 강남역과 대치동 4거리, 반지하 사망자가 발생한 신림동 지역 역시 내수 침수 지도가 없는 곳들입니다.

[조원철/연세대 명예교수 : 이번 강남 사고라든지 보면은요. 강우량은 예측하지만 그에 따라 어디가 몇 센티 정도 침수될지를 그동안에 분석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정부가 홍수 위험 지도 제작에 착수한지 20년이 됐지만, 내수 침수 지도는 이제야 시범 사업을 마쳤을 만큼 지지부진합니다.

침수 위험 지역으로 공개되면 집값이 떨어진다며 반발하는 해당 지역 주민 탓이 큽니다.

[서울 강남 부동산중개사 : 여기는 침수 지역이니까 그걸 감안하라면 누가 사겠어요? 이거 33평 30억 가는데 누가 사려고 하겠어요?]

이제까진 하천 규모나 강우량 등에 따라 일률적으로 홍수 대응 시설 규모가 정해졌지만, 앞으로는 침수 위험도 예측 데이터를 적극 반영해 홍수 시설의 효율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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