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유럽은 폭염과 가뭄, 대형 산불이 이어져 비상이지요. 농작물 생산량이 크게 줄 거라는 우려가 나오고 원전 가동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파리 곽상은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기자>
기차를 타고 남프랑스로 가는 길, 폭염으로 열차 운행이 지연될 수 있다는 경고와 함께 물을 준비하라는 철도회사 안내문자를 받았습니다.
마침내 도착한 포도밭.
아래쪽 잎이 누렇게 말라버린 나무들 사이사이로 실어온 물을 대는 작업이 한창입니다.
[칼베/포도농장주 : 평년보다 포도 알이 작아, 올해 포도주 생산량이 줄어들 것 같습니다.]
주변 포도밭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피해가 심한 곳을 보면 이 정도까지 자랐어야 할 포도나무가 절반 높이 정도 밖에 자라지 못했고 그나마 잎도 바싹 말라버린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뤼흐똥/빼삭 와인생산자협회장 : 여름 가뭄이 극심해 작물이 스트레스를 받고 있습니다. 기후 변화로 재배 방식에도 변화를 주는 등 적응이 필요합니다.]
동시다발적인 산불까지 이어지는 가운데, 지롱드 주에서는 지난 9일 시작된 불로 1만 명 넘게 대피하고 74제곱킬로미터가 잿더미로 변했습니다.
전력 생산도 차질을 빚고 있습니다.
근처 강물을 냉각수로 이용하는 일부 원전은 수온이 크게 오르며 가동 중단이 검토되기도 했습니다.
[존 키코펠/스위스 원자력발전 자문기관 파트너 : 프랑스 원전 5기가 강물 온도 상승으로 영향을 받고 있고, 스위스도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습니다. 유럽 내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영국도 수은주가 40도까지 치솟으며 산불이 지난해 대비 8배 넘게 급증했고 포르투갈에서는 엿새 전 코빌량 산악지대에서 시작된 대형 산불이 아직까지 꺼지지 않습니다.
독일은 라인강 수위가 낮아지면서 강을 통한 수운 물류가 마비 위기에 처했습니다.
겪어보지 못한 폭염과 가뭄, 극단적인 기상현상이 날로 일상화할 거라는 우려 속에 유럽에선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노력이 지지부진한 데 대한 자성론이 커지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시내, 영상편집 : 김병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