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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명 살리고 떠난 아들…장기기증 지식인 된 아버지

<앵커>

포털사이트에 '장기 기증'에 대한 질문을 하면 빠짐없이 답변을 하는 분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3천600개 넘는 질문에 마음을 담아 답을 해온 이 남성은 몇 년 전 뇌사에 빠진 아들의 장기기증을 어렵게 결정했던 아버지이기도 합니다.

백운 기자가 만났습니다.

<기자>

독수리 타법으로 느리지만 정성스럽게 답변을 다는 70대 남성.

포털사이트 지식 공유 서비스에 올라온 '장기 기증' 관련 질문에 답을 하는 중입니다.

[홍우기/장기기증인 유가족 : 공공기관도 전화도 하고, 직접 찾아가서 상담도 하면서 장기 기증에 대한 지식을 저도 조금씩 쌓게 됐어요.]

하루 대부분을 장기 기증 지식 나누는 데 쓰는 건, 7년 전 결혼 상견례 닷새 전 쓰러져 뇌사 상태에 빠진 뒤 숨진 당시 34살 아들 윤길 씨 때문입니다.

[홍우기/장기기증인 유가족 :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고 하나밖에 없는 아들이 그렇게 됐을 때는. 우리 아들을 참 육신의 일부라도 이 세상 어딘가에 살아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것이 바로 장기 기증이었고요.]

윤길 씨의 기증으로 6명이 새 삶을 시작했지만, 아버지 홍 씨는 이전의 삶으로 돌아갈 수 없었습니다.

[홍우기/장기기증인 유가족 : 사실 저도 직장생활을 하고 있었어요. 거의 제가 폐인의 길을 가다시피 했습니다.]

슬픔을 잊기 위해 시작한 지식 나눔.

아들이 머물던 그때 그 모습 그대로인 방에서 '윤길 아빠'라는 아이디로 답을 달기 시작했고, 이제 그 답이 3천600여 개가 됐습니다.

또 한국장기조직기증원과 손잡고 홍보활동도 하고 있습니다.

[홍우기/장기기증인 유가족 : 자주 묻는 질문이 장기 기증 희망 등록에 대한 문의예요. 온라인(한국장기조직기증원 홈페이지)이나 휴대폰(1544-0606) 가지고도 얼마든지 장기 희망등록을 할 수가 있어요.]

현재 국내에 장기 이식을 기다리는 사람은 4만여 명, 장기 이식 대기 중 세상을 떠나는 사람은 하루 평균 6.8명입니다.

[홍우기/장기기증인 유가족 : 세상의 마지막을 좀 보람 있고 의미 있게 보낼 수 있는 그런 기증이 되지 않을까….]

(영상취재 : 양현철, 작가 : 박정현, 영상편집 : 홍경실, CG : 권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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