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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리포트] 비판 칼럼 쓴 연구원에 "예산 내놔라"…압박한 기획재정부

지난 주 경향신문에 실린 칼럼입니다.

'기재부가 최근 발표한 세금 개편안이 대기업과 부자를 위한 감세다', '취약계층은 제대로 살피지 않았다'고 비판하는 내용입니다.

글을 쓴 사람은 정부 예산을 쓰는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소속 학자입니다.

23년 동안 이 연구원에서 주로 저소득층 복지 문제를 연구한 전문가로, 이 신문엔 한 달에 한 번 칼럼을 쓰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글이 나가자 마자 기획재정부에서 전화를 받았습니다.

세금정책을 만든 세제실 관계자였는데 '추경호 부총리는 왜 언급했느냐', '왜 저소득층을 외면했다고 했느냐'는 질문을 쏟아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엔 모든 정부 부처의 예산을 쥐락펴락하는 기재부 예산실이 이어서 연락을 해왔습니다.

보건사회연구원의 세부 예산 일체를 내놓으라면서, 특히 해당 학자가 있는 부서에서 어떤 연구에 얼마를 썼는지를 상세히 제출하라는 요구를 해왔습니다.

해당 학자는 "우리 연구원에 혹시 피해가 갈까 걱정됐다"면서, "압박감을 느꼈다"고 털어놨습니다.

[송재룡 / 경희대학교 사회학과 특임교수 : 그런 식으로 압박하거나 뭔가 느끼게 하려는 게 아니겠어요? 앞으로 그러지 말라고. 그런 식으로 재갈을 물리게 하려고 하는 것은 이건 분명히 문제가 있어요.]

기재부는 SBS 취재가 시작되자 "오해를 살 수 있는 행동이었다"면서 한 발 물러섰습니다.

하지만 상관 심기를 살피고 비판을 입막음하기 위해서, 주어진 힘을 낭비했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SBS 조기호입니다.

(영상취재 : 최호준 / 편집 : 김경연 / CG : 제갈찬 이준호 / 제작 : D콘텐츠기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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