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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브스레터 이브닝(8/10) : 반격하는 이준석, 떠나는 '이준석 키즈'

스브스레터 이브닝(8/10) : 반격하는 이준석, 떠나는 '이준석 키즈'
스브스레터 이브닝

퇴근길에 보는 뉴스 요약, 스브스레터 이브닝입니다. 

레터용 8월10일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예고한 대로 가처분 신청 카드로 반격에 나섰네요. 당 대표가 당의 결정에 반발해 법원으로 가는 초유의 일이 벌어진 거죠. 이제 이 대표의 정치적 생명은 법원에 맡겨진 셈인데요, 법원이 이 대표 손을 들어주면 상황은 단숨에 반전되고 명예도 회복되겠죠. 정반대 가능성도 있고요. 근데 당 내 이준석 대표와 가까운 인물이 하나 둘 멀어지더니, '이준석 키즈'라고 하는 정치 동지들도 떠나고 있네요. 점점 고립무원이 되고 있는 거죠. '돌격, 앞으로!' 외치고 뒤돌아 보니 아무도 없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정면 승부수 던진 이준석


이준석 대표가 SNS에 "가처분 신청 전자로 접수했습니다"고 올렸는데요, 인터넷을 통한 전자 소송 방식으로 가처분 신청을 냈다고 스스로 공개했네요. 집권여당 대표가 소속 정당의 결정에 반발해 법원의 판단을 구하는 초유의 사태가 현실화된 거죠. 

레터용 이준석 남부지법

서울남부지법도 가처분 신청이 접수된 사실을 확인했네요. 법원은 '임시 지위를 정하기 위한 가처분'이 들어왔다면서 "민법상 임시로 특정 지위를 변경하거나 고정시켜 달라고 요구하는 가처분"이라고 설명하고 있죠.

<연합뉴스> 기자가 이 대표와 통화하고 보도했는데요, 이 대표는 "'절대 반지'에 눈이 먼 사람들이 기록적인 폭우로 피해를 입은 국민들이 많고, (국민의) 심려가 큰 상황은 아랑곳하지도 않고 비대위를 강행했다. 사안의 급박성 때문에 가처분 (신청을) 내야 했다. 수해에 마음 아플 국민들을 생각해 조용히 전자소송으로 내기로 했다"고 말했다고 해요. 

어제(9일) '주호영 비대위'가 공식 출범하면서 당헌상으로는 이 대표를 비롯한 전임 지도부가 자동 해임되는데요, 이 대표가 반격에 나선 거죠. 주로 비대위 전환의 절차적 정당성을 문제 삼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최고위원 사퇴를 선언한 배현진 의원이 최고위원회 표결에 참여한 것 등에 반발해왔죠. 절차적 하자가 있으니 비대위 전환의 효력을 정지해 달라는 게 가처분 신청의 주요 내용일 듯하네요.

국민의힘 내홍이 정리되지 않고 당 내 분란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가처분 신청 결과에 따라서는 내분이 재연될 수도 있는 상황이죠.  
 

이준석에 쓴소리하고 떠난 '이준석 키즈'


이준석 대표를 든든하게 지지했던 '이준석 키즈'로 국민의힘 박민영 대변인이 있죠. 박 대변인이 대통령실 청년대변인으로 자리를 옮기기로 했다네요. 출근은 다음 주부터 하고요.

박 대변인은 "강인선 대변인과 오랜 대화 끝에 본래 자리로 돌아가 묵묵히 정부의 성공을 돕는 게 제가 할 수 있는 통제 가능한 노력이란 결론에 도달했다" "대통령의 곁에서 직접 쓴소리를 하면서 국정을 뒷받침해보려 한다"면서 청와대로 가기로 한 배경을 설명했고요, 대통령에 쓴소리 하기 전에 이준석 대표에게도 쓴소리를 했네요.

이준석 대표를 향해 "가처분이 인용되어도 당정 혼란의 책임으로부터 자유롭기 어려울 것이고 기각된다면 정치적 명분을 완전히 상실하게 될 것이다"면서 자제를 촉구했죠. 

박민영 국민의힘 대변인
“쓴소리 많이 하고 오겠습니다”
지난 11월, 선대위의 청년보좌역으로 임명되었을 당시 제가 SNS에 남긴 포부입니다. 그때와 같은 마음으로 대통령의 곁에서 직접 쓴소리를 하면서 국정을 뒷받침해보려 합니다.
(..) 당이 비대위 체제로 전환되었습니다. 더 이상의 혼란은 당정 모두에 치유하기 힘든 상처만 남길뿐입니다. 이준석 대표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가처분이 인용되어도 당정 혼란의 책임으로부터 자유롭기 어려울 것이고 기각된다면 정치적 명분을 완전히 상실하게 될 것입니다. 이준석 대표를 아끼는 모든 이들이 이구동성 “자중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지는 이유입니다.

박 대변인은 대변인 선발 토론배틀 '나는 국대다(국민의힘 대변인이다) 시즌2' 출신인데요, 사실상 이준석 대표가 발탁한 거죠. 그래서 이준석 대표 지지층이 포진한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배신자'라는 비난이 이어지기도 했죠. 하지만 박 대변인은 "‘배신자’라는 표현은 사람에 충성하는 이들의 언어다. 단 한 번도 사람에 충성한 적 없으며 따라서 사람을 배신한 적도 없다"고 했는데요, 윤석열 대통령의 과거 발언을 소환해 반박했네요.

이준석 대표도 SNS에 "박 대변인에게 충성을 요구한 적 없으니 충성을 받은 적이 없다. 그리고 충성을 받지 않았으니 배신도 아니다"라면서 '배신자' 아니라고 했네요. 그러면서 "잘 헤쳐나가길 기대한다"는 조언도 남겼죠. 
 
박민영 대변인에게 충성을 요구한 적이 없으니 충성을 받은 적이 없습니다. 그리고 충성을 받지 않았으니 배신도 아닙니다. (..) 같은 대변인 직함이지만 그곳의 근무환경은 좀 다를 겁니다. 젊음이란 자유의 몸이 아니면 행복할 수가 없는데 잘 헤쳐나가길 기대합니다. (이준석 대표 SNS)

박 대변인이 떠나면서 이 대표는 측근 한 명을 잃은 셈인데요, 점점 고립무원의 상태가 되고 있죠. 
 

"이 대표는 이 대표 정치, 저는 저의 정치"


역시 친이준석계로 분류되는 김용태 청년 최고위원은 이 대표의 가처분 신청 결정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내놨네요. 또 "이 대표는 이 대표의 정치를, 저는 저의 정치를 하고 있을 뿐입니다. 생각과 방법이 다를지라도, 대표의 선택은 존중합니다"고 했는데요, 이 대표와 생각이 다르다는 걸 시인한 대목이 눈에 띄네요. 

국민의힘 김용태 최고위원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연합뉴스)
저는 이준석 대표의 가처분 신청 결정을 존중합니다. 언론에서 각종 억측이 난무하고 있습니다만 이 대표는 이 대표의 정치를, 저는 저의 정치를 하고 있을 뿐입니다. 생각과 방법이 다를지라도, 대표의 선택은 존중합니다. 법원에서 어떤 판단을 내리더라도 법원의 판단을 존중하겠다는 뜻을 밝힙니다. 

김용태 최고위원은 끝까지 최고위원직을 사퇴하지 않았는데요, 이 대표와는 별도의 가처분 신청을 내서 이 대표를 지원 사격하기로 했다가 어제(9일) 안 내기로 입장을 바꿨죠.

"무엇이 국가와 국민 그리고 당을 위해 중요한 것인지 고민했다"면서 가처분 신청 내지 않는 게 고심한 결과라는 취지의 글도 올렸지만, 이준석 대표와 관계가 미세하게나마 어색해진 거죠. 김 최고위원의 오늘 입장도 그런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겠죠.
 

13일 기자회견 전 정치적 해결?


'이준석 키즈' 이전에 이 대표와 가까운 오세훈 시장, 정미경 전 최고위원 등 당 내 중진의원들이 혼란을 우려해 이 대표의 가처분 신청을 만류하면서 관계가 멀어졌는데요, 5선의 정우택 의원도 SNS에 “(이 대표가) 사법적 단계까지 나아가는 것은 그 선을 넘은 것”이라며 “더 이상 루비콘강을 건너지 말아야 한다”고 수습에 나섰네요.
 
"이준석 대표는 더 이상 루비콘강을 건너지 말아야 한다."
(..) 당의 비상상황을 헤쳐나가기 위한 비대위 출범을 비판하며,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이라는 사법적 단계까지 나가는 것은 그 선을 넘은 것이다. 그동안 이 대표에게 애정을 갖고 걱정하고 응원을 보내주셨던 당원이나 국민들께서도 정치적 해결이 아닌 사법적 판단으로 가는 모습을 결코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다. (정우택 의원 SNS)

이준석 대표는 가처분 신청이라는 주사위를 던진 셈인데요,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면 이 대표는 단 번에 전세를 뒤집을 수 있겠죠. 하지만 비대위 체제의 국민의힘은 다시 한번 극도의 혼란에 빠질게 명약관화하죠.

가처분 신청이 기각되면 이 대표 복귀는 물 건너가고 이 대표는 회복하기 어려운 타격을 입겠죠. 대신 당은 안정의 길로 들어설 거고요.

이 대표가 오는 13일 기자회견을 하겠다고 예고해 놨는데요, 비대위 출범에 대한 자신의 입장과 향후 대응방안 등을 설명할 것으로 예상되죠. 그전에 주호영 비대위원장이 물밑에서 정치적 해결을 모색할 가능성이 있는데요, 주 위원장이 "정치적 문제를 사법 절차로 해결하는 것은 하지하의 방법"이라고 하는 만큼 13일 전에 모종의 해법이 나올 가능성이 있겠네요.
레터용 폭우 한 컷

위와 아래 사진이 촬영된 날짜만 다르고 같은 장소예요. 강원 홍천군 마곡유원지 일원이죠. 위 사진은 불어난 강물에 캠핑장이 사라진 모습이고요, 아래 사진은 지난달 31일 같은 장소예요.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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