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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브스레터 이브닝(8/9) : 대통령부터 자치단체장까지…재난대응 시험대

스브스레터 이브닝

퇴근길에 보는 뉴스 요약, 스브스레터 이브닝입니다. 

8월9일 섬네일

그야말로 기록적인 폭우에 대통령은 물론이고 지방자치단체장들의 재난대응 능력이 시험대에 오르게 됐죠. 대통령의 '자택 지휘'를 놓고 정치권 공방이 치열하네요. 또 물난리 지역이 인구의 절반이 사는 수도권에 집중돼 있는데요, 수도권 광역단체장들은 대선 후보급의 이른바 잠룡들이어서 재난대응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고 해요.      
 

민방위복 입고 신림동 간 윤 대통령


윤석열 대통령은 오늘(9일) 노란 민방위복을 입었는데요, 민방위복 차림으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집중호우 대처 긴급 점검회의'와 국무회의를 연달아 주재한 뒤에 신림동으로 이동했죠.

윤 대통령이 찾은 곳은 일가족 3명이 참변을 당한 신림동의 반지하 주택이었는데요, 40대 자매와 자매 중 동생의 10대 딸이 어젯밤 숨진 채 발견됐죠. 불어난 물을 피하지 못한 것으로 보이고요, 40대 자매 가운데 언니는 발달장애인이라고 해요. 경찰이 어제 주민 신고를 받고 소방당국과 함께 배수 작업을 했지만 가족들을 발견했을 때는 이미 숨진 뒤였다고 해요.

수마가 주거 약자를 덮쳐 주변을 안타깝게 하는데요, 국회입법조사처의 ‘반지하 주거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를 보면 전국 40만 가구에 육박하는 반지하 주택 거주민 가운데 29.4%가 기초생활수급 가구이고요, 장애인 가구와 소득 하위 가구가 각각 15.5%를 차지한다고 해요. 폭우가 닥치면 사회적 약자들이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 거죠.

폭우 피해 현장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

윤 대통령도 당시 상황에 대한 보고를 받고 안타까움을 표시했고요, 하천 관리의 문제도 지적했네요. "지하라도 고지대도 괜찮은데 자체가 저지대이다 보니, 도림천 범람하면 수위가 올라가 직격탄을 맞는구나"라며 "제가 사는 서초동 아파트는 언덕에 있는데도 1층이 침수될 정도였다. 퇴근하면서 보니 벌써 다른 아래쪽 아파트들은 침수가 시작되더라"고 말했답니다.

윤 대통령은 신림동을 방문한 뒤 환경부 장관에게는 국가 하천, 지방 하천, 지류 전반의 수위 모니터 시스템을 개발하라고 지시했고요, 행안부 장관에게는 지하 주택 등의 안전 문제를 종합적으로 점검해 대책을 만들라고 지시했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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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터용 항의받는 오세훈

윤 대통령의 신림동 반지하 주택 방문에는 오세훈 서울시장도 함께 했는데요, 오 시장이 주민의 항의를 받기도 했죠. 주민은 "재해대책본부에 가면 모든 장비가 있는데 왜 못 가져오느냐. 저 사람들 시켜서 그 일을 해라"며 거세게 항의하며 일가족 참변에 가슴을 쳤다고 해요.
 

"자택서 지휘…경호받으며 나가는 게 맞나?"


기록적 폭우에 대통령이 안 보인다는 지적을 의식했을까요? 대통령실이 어젯밤부터 오늘 새벽까지 윤 대통령이 자택에서 새벽까지 보고받고 지시할 건 했다면서 시간까지 공개했네요. 

대통령실 관계자는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이 어젯밤 9시부터 오늘 새벽 3시까지 실시간으로 보고를 받고 지침 및 지시를 내렸다. 새벽 6시부터 다시 보고를 받았다"고 했는데요, 한덕수 국무총리,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한오섭 국정상황실장 등으로부터 피해 상황을 실시간 보고받고 지시도 했다는 거죠.

윤석열 전화통화 (사진=국민의힘 제공, 연합뉴스)

현장 방문이 없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현장이나 상황실로 이동하면 보고나 의전에 신경 쓸 수밖에 없고 대처 역량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내부 판단에 따라 집에서 전화로 실시간 보고받고 지시를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는데요, 자택 밖으로 나가는 게 현장 역량을 떨어뜨린다는 거죠. 그러면서 "대통령은 어떤 상황에서든 충분한 정보를 보고받고 지시를 내릴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며 "결국 대통령 있는 곳이 상황실"이라는 부연설명도 했네요.
 
대통령이 현장이나 상황실로 이동하게 되면 그만큼 대처 인력들이 보고나 의전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고, 그렇게 되면 오히려 대처 역량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내부 판단에 따라 대통령께서는 집에서 전화를 통해 실시간 보고를 받고 지시를 내렸다고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어제 상황실에서 이미 한덕수 총리가 가 있었고, 상황실에서 진두지휘하는 그런 상황이었습니다. 한덕수 총리와 이상민 장관에게 수시로, 그리고 또 대통령실의 참모들에게 수시로 보고를 받고 지시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대통령이 보이지 않았다거나 기록적인 수해 상황에서 대통령이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은 것처럼 오해하지 않기를 바라겠습니다. (대통령실 관계자 브리핑)
 

윤 대통령 재난대응에 비판 쏟아낸 민주당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가 '재난 컨트롤타워'의 역할을 충실히 하지 못했다고 파상 공세를 폈는데요, 대통령 집무실 이전 문제가 다시 소환되기도 했죠.

강훈식

당권 주자인 강훈식 의원은 "일분일초를 다투는 국가 재난 상황 앞에 재난의 총책임자이자 재난관리자여야 할 대통령이 비 와서 출근을 못 했다고 한다"며 "청와대를 용산 집무실로 옮길 때 국가안보에 전혀 문제없다고 자신했던 것이 불과 3개월 전이다. 향후 비상 상황이 생긴다면 어떻게 벙커에 접근해 컨트롤타워로서 역할을 할 수 있겠느냐"고 비판했죠.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의원 (사진=연합뉴스)

고민정 의원은 "이런 긴급한 상황을 우려해 대통령 관저와 대통령집무실이 가깝게 있어야 한다 말씀드렸던 것입니다"는 글을 SNS에 올려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을 비판하더니 "문재인 대통령 당시, 관저에서 위기관리센터까지의 거리 1분. 중대본까지의 거리 5분. 윤석열 대통령실은 이런 위기 상황에서도 대통령 의전을 먼저 고민했다는 사실이 충격이다"는 글을 또 올려 자택 지휘에 대해 비판을 이어갔네요.

윤영찬 의원도 집무실 이전 문제를 소환했는데요, "전국에 연결된 회의시스템이 갖춰져 이동할 필요도 없는 청와대를 굳이 버리고 엄청난 세금을 들여 용산으로 옮기더니 기록적 수해 상황에서 전화로 업무를 본다. 전 정부 탓을 그리 하더니 능력 차이, 수준 차이가 너무 심각하다"고 비판을 쏟아냈죠.

이밖에도 한준호 의원은 "큰 비 피해가 우려되면 퇴근을 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했고요, 장경태 의원은 '대통령도 폭우에 갇히는 무능한 대비태세, 이게 나라입니까'라는 제목의 글로 비판 대열에 합류했네요.
 

현장으로 간 단체장도 많지만…    


임기 한 달을 갓 넘긴 민선 8기 지방자치단체장들의 재난대응 능력도 검증대에 올랐는데요, 수도권 광역단체장들은 퇴근했다가 청사로 복귀하거나, 휴가 중에 출근했다고 해요. 

오세훈 서울시장은 퇴근했다가 밤 10시쯤 서울시청으로 복귀해 이수역 등 피해 현장을 돌아봤고요, 다시 시청에서 새벽에 행정 1·2부시장 등과 대책회의도 하고 상황을 점검했다고 하네요. 

레터용 오세훈 현장

김동연 경기지사는 어제(8일) 밤늦게 퇴근할 때까지 집중호우와 피해 상황을 보고받았고요, 오늘(9일)도 긴급 회의에 이어 현장을 찾아 피해와 복구 상황을 점검했다고 해요. 

레터용 김동연

유정복 인천시장은 휴가 중이었는데요, 오늘 출근해 재난 대응을 지휘하고 있다고 하죠. 

하지만, 물난리 통에 빈축을 산 구청장도 있네요. 국민의힘 소속 박강수 마포구청장인데요, 웃으며 저녁 식사를 하는 사진과 함께 설명 글을 SNS에 올렸다가 네티즌들의 뭇매를 맞은 거죠.

박 구청장은 "비가 내리는 월요일 저녁 업무를 끝내고 나니 시간이 벌써 이렇게 되었네요. 배가 고파서 직원들과 함께 전집에서 식사하고 있습니다" "맛있는 찌개에 전까지…꿀맛입니다"라는 글을 식사 사진과 함께 올렸는데요, 폭우 피해가 속출하던 때라고 해요.

박강수 마포구청장 먹방 인증샷 논란. (사진=서울 마포구청장 박강수 페이스북)

박 구청장 측이 해명하는 과정에서 네티즌과 언쟁을 벌이며 공방이 길게 이어졌는데요, 결국 "게시글을 올린 시기가 적절하지 못했다"고 사과하고 게시 글을 삭제한 뒤에야 일단락됐죠.

재난 상황에서 자칫 잘못 대응하면 시민의 안전과 재산을 지키지 못할 수도 있죠. 민심이 크게 동요할 수도 있고요. 재난 지휘 책임자들이 현장을 가고 상황실을 찾는 것은 그 자체로도 국가나 자치단체 시스템이 작동하고 있다는 신뢰를 주죠. 공무원들의 움직임이 달라지니까요. 재난대응 능력이 중요한 이유들이죠.       
 

오늘의 한 컷


레터용 수능 100일

2023학년도 대입 수학능력시험이 딱 100일 남았는데요, 천주교 대구대교구청 성모당 앞에 수험생과 학부모가 켜놓은 초들을 촬영한 사진이에요.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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