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후 칭다오서 한중 외교장관 회담…'칩4' 어떻게 거론될까

새 정부 고위급 인사로는 처음 중국을 방문한 박진 외교부 장관이 오늘(9일)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중국 산둥성 칭다오에서 회담합니다.

어제 오후 공군 2호기로 칭다오에 도착한 박 장관은 왕 위원과 회담 및 만찬에서 수교 30주년을 맞는 한중관계 발전 방향과 한반도 문제, 지역, 국제 현안 등을 논의합니다.

박 장관은 출국 전 외교부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의 비핵화, 공급망 안정 등 안보와 경제 분야에 대해 심도 깊은 논의를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당면한 현안에 대해 우리 국익 차원에서 입장을 분명히 밝히겠다고도 말했습니다.

고조되는 미중 경쟁 속에 '칩4' 가입, 사드 문제 등 민감한 현안을 놓고 열리는 외교장관회담인 만큼, 새 정부가 한중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지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은 미국이 주도하는 반도체 공급망 대화인 '칩4' 예비회의에 참여하기로 결정한 상태입니다.

박 장관은 한국의 '칩4' 동참을 견제하는 중국에 특정 국가를 공급망에서 배제하려는 의도가 아니라고 설득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이 주한미군 사드 배치와 관련한 이른 바 '3불 정책' 유지를 요구할 가능성에 대해 박 장관은 "우리의 안보 주권에 관한 사항"이라는 원칙적 입장으로 대응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또 박 장관은 한한령 영향이 완전히 걷히지 않고 있는 상황을 염두에 둔 듯 "한국의 K팝과 영화, 드라마, 게임 등 문화 콘텐츠가 폭넓게 중국에 소개될 수 있도록 협의하겠다"고도 했습니다.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서는 북한이 7차 핵실험에 나서지 않도록 중국의 역할을 요청할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 측은 지역 및 글로벌 정세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최근 타이완 방문과 역내 긴장 고조 상황을 거론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박 장관은 최근 동아시아정상회의에서 "타이완해협의 평화·안정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도 중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박 장관은 방중 기간 재중국 교민·기업인 간담회와 중국지역 공관장 회의도 화상으로 개최합니다.

(사진=외교부 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