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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영우' 원작 변호사 "우영우의 천재성, 능력 아닌 관점 차이"

'우영우' 원작 변호사 "우영우의 천재성, 능력 아닌 관점 차이"
"좋은 관점을 갖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다면 충분히 우영우, (혹은) 그 이상이 되는 변호사가 될 수 있습니다. 계속 의심하고, 사물과 관점을 달리해서 보는 노력 자체가 변호사를 비범하게 만드는 게 아닌가 싶네요."

인기 수목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이하 '우영우')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있는 주인공 변호사 우영우가 대형 로펌에 입사하며 성장하는 과정을 그려낸 드라마입니다.

장애가 있는 주인공이 편견을 극복하는 성장기를 주축으로 하고 있지만, 한편의 법정극으로서도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신민영 변호사(사법연수원 41기)는 드라마 일부 에피소드의 원작자입니다.

'우영우'의 1·3·6·10회는 신 변호사가 국선변호사로 활동할 때 겪은 사건들을 에세이로 담은 책 '왜 나는 그들을 변호하는가'
에서 따왔습니다.

신 변호사는 "변호사로서 예전엔 고증이 안 되거나 논리적인 토론 없이 감성 재판으로 넘어가는 게 오글거려서 법정드라마를 못 봤다"고 했습니다.

"동료 법조인들과 '우영우' 이야기를 많이 하죠. 현실에 있던 쟁점, 소송이 잘 반영되고 실제 현장의 디테일이 잘 반영됐다고요. 다만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사람이 변호사가 될 수 있느냐,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의외로 동료들끼리 잘 이야기하지 않는 것 같아요. 이제서야 고민이 시작되는 측면이 있습니다."

실제로 '우영우'는 감정에 호소하지 않고 법적 논증 과정을 충실하게 담아 법조인들 사이에서도 입소문을 탔습니다.

드라마 뼈대가 되는 법리는 물론, 법정에서의 소소한 행동까지 잘 구현된 건 신 변호사가 '고증'을 담당한 덕분이기도 합니다.

그는 '현장에서 디테일을 잡아달라'는 유인식 PD 요청에 "'법정에서 발언할 때는 마이크에 빨간 불이 들어오도록 켠 뒤 말해야 한다'고 조언했고, 드라마에 그대로 반영됐다.
지금 봐도 굉장히 뿌듯하다"던 그는 "'이의 있습니다'를 외치는 건 반영되지 않았다"며 웃었습니다.

현실에서는 상대방이 얘기하는 중에 끼어드는 공격적인 분위기는 아니라고 합니다.

이의가 있더라도 나중에 의견서로 제출하는 편입니다.

치매를 앓는 남편 머리를 다리미로 내리쳐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할머니의 이야기를 다룬 1회에서 우영우는 민법상 상속 문제를 짚어내며 선배 변호사의 인정을 받습니다.

비슷한 사건을 실제로 해결한 신 변호사는 "여기서 강조하고 싶은 건 능력의 차이가 아니라 관점의 차이"라고 말했습니다.

"할머니를 단죄하려는 시각에서 보면 할머니가 어떻게 사는지는 별로 안 중요한 얘기잖아요. 할머니 입장에서 하나라도 찾으려다 보니까 하나 튀어나온 게 이 민법적인 쟁점, 할머니가 남편의 공무원 연금을 상속받지 못하면 자칫 나중에 생계가 곤란해질 수 있다는 거죠. 관점을 달리하다 보면 길이 보이는데 그것이 능력의 차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피고인의 입장, 의뢰인 입장에서 포기하지 않고 보면 가능성이 열리는 것 같아요."

직업드라마가 흥행하면 그해에는 그 직업을 희망하는 지원자들의 수가 대폭 늘어난다고 합니다.

우영우 같은 변호사를 꿈꾸는 청년들에게 건네는 조언을 부탁하자 그는 "변호사들은 변호사 수가 너무 많아져서 고민이다. 드라마에 혹하지 말라"며 웃었습니다.

"그럼에도 변호사는 굉장히 매력적인 직업인 것 같아요. 저는 성격이 오지랖이 넓다는 평가를 많이 받는데, 돈을 안 받고도 할 일을, 돈 주면서 의뢰를 하니까 이렇게 세상에 좋은 직업이 있나 싶어요. 남들을 도우면서 삼라만상에 관여하고 생계를 꾸릴 수 있다는 건 굉장한 축복 같습니다. 하지만 점점 어려워지고 있으니 감안하시기 바랍니다. 하하."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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