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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들 대피부터 챙긴 간호사…끝내 숨져

<앵커>

경기도 이천 화재 소식 이어갑니다. 이번 화재는 불이 크게 번지지 않았고 1시간 만에 잡힌 데 비해 인명 피해가 컸습니다. 연기가 순식간에 위층 병원으로 올라가면서 거동이 어려운 환자들이 대피하기 어려웠던 걸로 보입니다.

피해가 컸던 원인을 손기준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3층 스크린골프장에서 시작한 불로 발생한 많은 연기는 순식간에 바로 위층 병원으로 올라갔습니다.

그 시간, 병원에선 대부분 고령인 환자 수십 명이 투석을 받고 있어서 대피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병원 간호사 : 환자 분들 아마 서른몇 명이셨는데 저희는 다 중증 환자들, 투석 환자들이에요. 간호사들이 그걸 끊고, (투석기 관을) 가위로 잘라서 끊고 (대피했어요).]

일부 환자는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아 몸을 가누기조차 어려웠습니다.

갑자기 번진 연기를 피해 탈출할 수 있는 유일한 출구인 병원 창문은 너무 좁았습니다.

소방차가 물을 아무리 쏴도 건물 안까지 도달하긴 힘들었고, 연기 배출도 어려웠습니다.

스프링클러는 1,2층에는 있었지만, 불이 발생한 3층과 4층 병원엔 없었습니다.

연기를 마시고 사방에 쓰러져 있는 환자들을 끝까지 챙긴 건 간호사들이었습니다.

[병원 간호사 : (간호사들이 끝까지 남아계셨다고.) 그럼요. 마지막으로 나온 거죠. 일단 저희 간호사 선생님들은 다 환자들을 먼저 내보내신 거죠.]

사망한 50대 고참 간호사는 대피시간이 충분히 있었는데도 환자들을 돕다가 변을 당한 걸로 보인다고 소방당국은 밝혔습니다.

유족은 아버지 팔순을 하루 앞두고 세상을 떠났다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숨진 간호사 유족 : '휴가 안 쓰고 6시에 퇴근할 거라고 그때 보자'고 그렇게 연락했는데 그게 마지막 연락이었던 것 같아요. 그냥 다 슬퍼하세요. 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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