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ck] 살아있는 악어 대신 '악어백'…영국 동물원이 던진 메시지

영국의 한 동물원에서 '살아 있는 악어' 대신 '악어 가죽 핸드백'을 등장시켜 화제입니다.

현지시간 4일 영국 BBC 등 외신은 영국 런던 동물원 (ZSL London Zoo)에 등장한 악어 가죽 핸드백이 입소문을 타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최근 한 SNS 이용자는 "런던 동물원은 장난치지 않는다"라는 코멘트와 함께 런던 동물원에 전시된 악어 핸드백 사진을 공유했습니다.

공개된 사진 속에는 양서류 우리 안에 들어가 있는 갈색 악어 핸드백의 모습이 담겼습니다.

해당 게시물은 SNS 상에서 40만 회 이상 공유되며 인기를 끌었고, 해당 핸드백을 전시하고 있는 런던 동물원도 관심을 받았습니다.

실제로 런던 동물원 양서-파충류관에서는 살아있는 시암 악어(샴악어) 대신 악어 가죽으로 만든 핸드백이 전시된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시암 악어 가죽으로 만든 이 가방은 지난 2018년 영국 공항 국경경비대에 의해 압수된 것으로, 불법 야생 동물 거래가 미치는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이 핸드백을 동물원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제적 멸종위기종인 시암 악어는 전 세계적으로 단 5백~1천 마리 정도 밖에 남아있지 않습니다.


런던 동물원 양서-파충류 큐레이터인 벤 태플리 박사는 "우리는 관람객들에게 야생동물 불법 거래에 대해 교육하고 상기시키고 싶었다"라고 밝혔습니다.

안내문에는 '이 가방은 한때 동남아시아와 인도네시아의 강과 하천에서 천천히 헤엄쳤다. 지난 75년간 시암 악어의 85%가 사라졌는데, 대부분이 시암 악어의 가죽을 노린 불법 거래와 밀렵 탓이었다'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한편, 지난 1828년 문을 연 런던 동물원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동물원으로 손꼽힙니다.

개장 초기 런던 동물원은 아프리카, 인도의 열대 동물, 극지방 펭귄들을 전시하는 등 수집 성격이 강했으나 21세기 이후, 동물원의 멸종위기종 보호 복원 기능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2000년 이후 런던 동물원은 영국 공항, 항구 등에서 국경경비대에 의해 몰수된 3000여 마리의 야생동물을 보호하고 보금자리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사진=트위터 @zsllondonzoo, @sleepy_hom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