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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층간소음, 해결 못 한 게 아니라 안 했다?

[친절한 경제] 층간소음, 해결 못 한 게 아니라 안 했다?

조윤하 기자

작성 2022.08.05 09:13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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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친절한 경제 시간입니다. 오늘(5일)은 경제부 조윤하 기자와 함께합니다. 최근에 이번 주죠? 정부가 층간소음을 조금 줄여보겠다면서 새로운 대책을 내놨어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사실 층간소음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잖아요.

특히 코로나19 사태 이후 층간소음 갈등이 폭증했습니다.

아무래도 사람들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서인데요, 실제로 이런 갈등이 강력 사건으로까지 번지는 경우도 있었죠.

그래서 정부가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면서 대책을 내놨습니다.

지금까지는 건설사가 아파트 공사 전에 모형으로 바닥을 만들어서 층간소음 기준을 통과하면 준공 허가를 내줬었거든요.

그런데 이제부터는 아파트를 다 지은 뒤에도 소음이 얼마나 나는지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만약 이 기준에 못 미치면 건설사가 다시 보완 공사를 하거나 아니면 입주 예정자들에게 손해배상을 하도록 바뀌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공사 다하고 난 다음에 그때 검사를 해 보고 한 번 판단을 해 보자, 이렇게 바뀐 거군요. 그런데 이렇게 바뀌어도 현장에서는 이게 과연 실효성이 있을까 이런 목소리들이 많이 나온다고 하던데 직접 한 번 들어봤다면서요?

<기자>

네, 이게 사실 이제 시작된 대책이긴 한데요, 현장에서는 '과연 이게 얼마나 효과가 있겠냐' 이런 의문도 많습니다.

이미 아파트 다 지어놨는데 보완 공사를 한다 한들, 소음을 줄일 공사 방법 자체가 없다는 겁니다.

현장에서는 실제로 이렇게까지 얘기하는데요, 함께 들어보시죠.

[건설사 관계자 : (보강 공사) 그건 사실 불가능하죠. 바닥을 다시 뜯으면, 그 많은 세대를 다 뜯어야 한다는 건데, 바닥을 뜯지 않고는 바닥 위에 다시 보강재를 넣고, 다시 콘크리트를 타설해야 한다는 이야기인데, 그러면 층높이는 좀 줄어드는 그런….]

그리고, 강제성이 없다는 것도 문제입니다.

설령 기준에 미달한다고 하더라도 법에 지자체장이 '이렇게 하세요'라고 권고만 할 수 있도록 돼있어서, 건설사가 만약 안 지키고 배짱 부리는 식으로 나오면 어떻게 할 방법 자체가 없는 거죠.

그리고 보완 시공한다는 거 자체가 사실 '우리 아파트 층간소음 심해요' 이걸 인정하는 거여서 외부에 알려지면 집값 떨어지고, 또 입주 미뤄지고 등등 상황이 복잡해질 수 있거든요.

그래서 이런 거 더 꺼리지 않겠냐 이런 분석도 있고요, 손해배상과 관련한 법 기준이 마련돼있지 않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앵커>

이게 지금 강제성이 없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권고 사항이에요.

<앵커>

권고사항이군요. 그리고 만약에 손해배상을 하게 되더라도 어떻게 얼마나 해야 되는지에 대한 법적 기준도 없는 거고요?

<기자>

네, 지금 상황에서는 아직 마련되어 있지 않습니다.

<앵커>

그러면 후속 작업들이 필요할 것 같아 보입니다. 그렇죠?

<기자>

네, 이번에 층간소음 확인제도만 바뀐 게 아니라 측정 방식도 조금 바뀌었습니다.

이전에는 7.3kg 타이어로 바닥을 때리는 뱅머신이란 방식을 사용했었거든요.

그런데 이제는 뱅머신 방법을 없애고 임팩트볼이라는 새로운 방식이 도입됩니다.

좀 말랑말랑한 2.5kg 고무공을 1m 높이에서 떨어뜨리는 방식이고요.

정부는 실제 소음과 비슷하고 또 전 세계적으로 사용하는 방식이라서 이번에 방식을 바꿨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논란이 되고 있는 게, 사실 임팩트볼 방식은 지난 2014년에 한 번 도입됐었다가 감사원이 지적을 해서 약 1년 만에 폐기됐던 방식이거든요.

감사원이 감사를 실제로 해봤더니 임팩트볼이 뱅머신보다 평균적으로 5.7db 정도 소음이 적게 측정됐다는 겁니다.

뱅머신으로 하면 불합격인 게 임팩트볼로 하면 합격일 수 있다는 거죠.

이걸 제가 직접 현장에 가서 들어보니까 확실히 소리가 작게 들리더라고요.

전문가들은 이걸 두고 '층간소음 기준을 더 세게, 강하게 해야 하는데 오히려 거꾸로 가고 있다' 이렇게 지적을 했습니다.

<앵커>

방금 현장에서 직접 들어봤다 그랬잖아요. 그런데 그림 보니까 큰 타이어로 실험하는 거랑 그다음에 조 기자가 조그마한 공을 들고 떨어뜨려 보는 거랑 소리가 확실히 차이가 많이 났습니까? 어땠습니까?

<기자>

네, 타이어로 떨어뜨리면 굉장히 둔탁하고 큰소리가 났었는데, 고무공을 떨어뜨리면 아무래도 그거보다는 무게가 덜 하니까 실제로 충격도 덜하고요, 그래서 소리가 조금 작더라고요.

<앵커>

그런데 어쨌든 층간소음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있기는 있는 거죠? 한 번 설명해 주시죠. 

<기자>

네, 그 부분을 아마 가장 궁금해하실 것 같은데요, 이미 층간소음을 줄일 수 있는 기술을 갖고는 있습니다.

건설사들이 개발하고 있는 건데요, 한 건설사는 아예 새로운 바닥 구조를 만들어냈습니다.

자체적으로 제작한 특수 흡음재를 넣고, 여기에 건축 재료를 섞어서 새로운 바닥 구조를 만들었더니 이게 소리가 덜 하다는 겁니다.

[임정훈/DL이앤씨 스마트에코팀장 : 기존 스티로폼의 성능에 고무 재질의 완충재 성능을 더해서 복합 완충재를 적용해서 기존 대비 층간소음 완충 성능을 향상시켰습니다.]

이것도 제가 직접 연구소에 가서 일반 바닥 구조랑 비교해서 들어봤거든요?

그런데 정말로 소리가 작게 들리더라고요.

근데 문제는 이런 기술들이 실제로 집 짓는 데는 안 쓰인다는 겁니다.

결국은 또 돈 문제인데요.

아파트 설계는 건설사가 아니라 보통 시행사나 재건축 조합이 하는데, 건축비 아끼는 데만 급급하니까 이런 기술을 외면했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앞으로는 돈을 조금 더 쓰더라도 설계부터 시공까지 모두 제대로 이뤄진다면, 층간소음 문제는 해결할 수 있을 겁니다.

<앵커>

그러니까 결국에는 기술도 다 있고 할 수 있는 건데 돈 때문에 안 하고 있다, 이런 이야기군요.

<기자>

그렇죠. 아무래도 돈을 좀 아껴야 되니까 이런 문제가 발생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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