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로시, 타이완 TSMC 회장 만나기로…"미 반도체 공장 증설 논의"

아시아 순방 중에 전격적으로 타이완을 방문한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현지시간 오늘(3일)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위탁생산) 업체인 타이완 TSMC의 류더인(마크 리우) 회장을 만난다고 미국 워싱턴포스트(WP)가 2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전날 밤 타이완에 도착한 펠로시 의장은 류 회장과 만나 최근 미국 의회에서 통과된 반도체 산업 육성 법안과 미국 내 반도체 공장 확대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 법안은 미국 내 반도체 시설 건립, 연구·노동력 개발, 국방 관련 반도체 제조 등 반도체 산업에 520억 달러(약 68조 원)를 지원하는 방안을 담고 있습니다.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짓는 기업에 25％의 세액 공제를 적용하는 내용도 포함됐습니다.

TSMC는 미국과 서방에 반도체를 대량으로 공급하는 핵심 기업으로 꼽힙니다.

미국이 생산하는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 F-35와 재블린 미사일에 TSMC 반도체가 사용되며, 애플도 이 업체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펠로시 의장과 리우 회장의 만남은 미국 경제와 안보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큰 비중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WP는 분석했습니다.

미국은 중국이 수년간 타이완을 향해 강경한 발언을 쏟아내자 유사시에 대비해 TSMC의 미국 공장 설립을 모색해 왔습니다.

이에 TSMC는 2020년 5월 120억 달러(약 15조 7천억 원)를 투자해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공장을 설립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첨단산업의 토대가 되는 5나노미터(㎚=10억 분의 1ｍ) 공정 반도체 제품을 양산하는 이 공장은 내년 연말 준공 예정입니다.

TSMC는 애리조나주 공장의 설비 확대를 검토해 왔는데, 미국 반도체법이 시행되면 관련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됩니다.

한편 중국의 견제 속에 타이완을 찾은 펠로시 의장은 차이잉원 타이완 총통과 면담한 뒤 입법원(의회)·인권박물관 방문, 중국 반체제 인사 면담 등의 일정을 소화하고 출국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