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스브스레터 이브닝(8/2) : 중국에 찍힌 펠로시, 중국의 역린 건드리나?

스브스레터 이브닝
중국에 찍힌 펠로시

퇴근길에 보는 뉴스 요약, 스브스레터 이브닝입니다.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오늘(2일) 밤 타이완에 도착한다고 하네요. 중국은 '싫다' 정도가 아니라 '격노'하면서 반발하고 있죠. 전투기를 동원해 무력시위도 벌였고요, "인민해방군은 절대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위협성 발언도 서슴지 않네요. 중국은 펠로시 방문 자체가 역린을 건드리는 것으로 인식하는 듯하네요.
 

중 "좌시 않겠다"…폭풍전야의 긴장감


타이완 신문들은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방문 보도로 1면을 장식했네요. 신문들은 펠로시가 오늘(2일) 밤 10시 20~30분쯤 타이완 공항에 도착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죠.

타이완 신문

신문들은 또 펠로시가 타이완 타이베이에서 하룻밤을 묵은 뒤 내일(3일) 오전 차이잉원 총통을 만나고 입법원(의회)을 방문한 뒤 오전 10시께 떠날 것이라고 일정을 보도하고 있죠. 펠로시는 타이완에 이어 한국과 일본도 방문할 예정이죠.
펠로스 일정 그래픽
중국 외교부와 타이완 국방부가 각각 군사적인 대응을 언급하며 경고했는데요, 중국 외교부의 자오리젠 대변인은 "진지를 정비하고 적을 기다리고 있다"고 했네요.

자오리젠 대변인
"중국은 진지를 정비하고 적을 기다리고 있으며 중국 인민해방군은 절대 좌시하면서 손 놓고 있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어떤 조치를 취할지 지켜봐 달라"

타이완 국방부도 성명을 내고 "타이완 근처 군사 활동을 완전히 파악하고 있으며 적의 위협에 대응해 적절히 군사력을 파견할 것이다. 우리는 국가 안보를 보장할 투지와 능력, 자신감이 있다"고 했는데요, 군사적 대비 태세를 강화하면서 대응하는 것으로 보이네요. 타이완 언론들은 타이완군이 오는 4일까지 인민해방군에 대응한 군사적 대비태세의 단계를 격상했다고 보도하고 있네요.
 

타이완해협 하늘에서 전투기 대치


로이터 통신의 보도인데요, 중국 군용기 여러 대가 오늘(2일) 오전 타이완해협 중간선을 근접 비행했다고 하네요. 타이완해협 중간선은 사실상 중국과 타이완의 경계선으로 볼 수 있는데요, 방공식별구역을 넘어 경계선 침범을 위협하는 상황이니까 매우 도발적인 무력 시위를 벌인거죠.

타이완해협 중간선은 1955년 미국 공군 장군인 벤저민 데이비스가 군사적 충돌을 막기 위해 선언한 경계선이라고 해요. 중국도 암묵적으로 이를 인정하다가 최근엔 중간선을 부정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데요, 2년 전인 2020년 9월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타이완은 분할할 수 없는 중국 영토의 일부분"이라며 "소위 타이완해협의 중간선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죠.

중국, 미국 펠로시 의장 타이완 방문 반대 무력시위

중국의 무력시위에 대해 타이완이 가만히 있을 수 없죠. 타이완 전투기들이 중간선 근처에서 대기했다고 하니까 공중 대치가 있었던 거죠. 타이완은 또 지난달 25일부터 29일까지 닷새간 중국의 침공이라는 가상 상황에 대비한 군사훈련인 한광훈련을 실시했다고 해요. 한광훈련은 매해 실시하는 훈련이긴 합니다.

중국 환구시보 편집장이 지난달 29일에 이런 말을 했다고 해요. "만일 펠로시 의장을 호위한 미국 전투기가 대만에 진입한다면 이건 중국 영공을 침입한 행위다. 인민해방군은 펠로시가 탄 항공기와 미군 전투기를 쫓을 권리가 있다. 효과가 없다면 격추할 수도 있다" 매우 위협적인 말인데요, 중국이 펠로시의 타이완 방문에 분노하고 있다는 걸 잘 알 수 있죠.
 

왜 펠로시에 대해 염증적 거부감 보이나?


그러면 펠로시에 대해 중국이 염증적 거부감을 보이는 이유가 뭘까요? 우선 펠로시는 중국과 악연이 있죠. 31년 전인 1991년 9월 4일 펠로시 당시 미국 하원의원이 동료 2명과 함께 중국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 갔는데요, '중국의 민주주의를 위해 숨진 사람들을 애도함'이라고 쓰인 검은색 깃발을 펼쳤죠. 희생자를 추모하는 짤막한 성명도 발표했다고 해요. 1989년의 톈안먼 민주화운동 유혈 진압을 규탄하는 퍼포먼스였던 거죠.

펠로시 트위터, 톈안문 방문 당시를 게시물로 올렸다

펠로시의 퍼포먼스는 비밀리에 준비됐고, 퍼포먼스에 중국 당국은 혼비백산했죠. 현장을 취재하던 CNN 기자 등 미 보도진이 중국 경찰에 의해 구타당하거나 일시 구금됐다고 해요.

또 당시 미 의원들을 초청한 중국 외교부 산하 인민외교학회는 펠로시 의원 등의 돌발 퍼포먼스에 대해 중국 국내법 위반이자 고의적인 반중국 행위라며 맹비난했는데요, 한 마디로 펠로시가 이때 중국에 단단히 찍힌 거죠.

펠로시 미국 의장

최근에는 중국의 인권 문제를 이유로 베이징 올림픽 보이콧하도록 미 행정부에 요구하기도 했는데요, 중국 인권에 대한 펠로시의 관심은 집요할 정도죠. 중국에서는 기피대상이자 요주의 인물인 셈이죠.

게다가 펠로시는 대통령과 부통령에 이어 권력 서열 3번째의 정치인이어서 국제적 주목도가 높을 수밖에 없으니 중국으로서는 이 점도 신경쓰이겠죠.
 

'하나의 중국' 원칙 흔들기? 불장난?


중국이 분노하는 또 하나의 이유가 있죠. 하나의 중국이라는 역린을 건드리려 하기 때문이죠. '하나의 중국 원칙'은 중국 정치에서 가장 절대적이고 양보할 수 없는 원칙이죠. 중국은 홍콩과 대만, 마카오 등이 자신들과 나눌 수 없는 하나이며 중국이 유일한 합법적 정부라는 의미인데요, 타이완을 국가로 인정하는 나라와는 수교도 맺지 않죠.

이 원칙은 중국이 1971년 10월 유엔총회에서 타이완을 몰아내고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자리를 차지하면서 국제사회에 통용되고 있죠. 미국도 하나의 중국을 공식 인정하고 나서 1978년 말에 중국과 수교를 맺었고요.

펠로시의 타이완행에 대해 미국은 정부 대표가 아니고 정부간 교류도 아니니까, 하나의 중국 정책을 위반하는 게 아니라고 설명하고 있죠. 하지만 중국은 외부 세력이 간섭해서 중국의 핵심 이익을 침범한다고 생각하고 있는데요, 펠로시가 같은 민주당인 바이든 대통령과의 교감 아래 하나의 중국 원칙을 흔들고 타이완 독립 세력에 힘을 실어주려 한다고 보는 듯하네요.

그러니까 중국 입장에선 미국이 앞에서는 '하나의 중국' 정책을 지지한다고 얘기하면서 뒤로는 타이완을 지원하고 있다고 의심하고 있는 거죠.

펠로시, 말레이시아 하원 의장

시진핑 중국 주석이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통화에서 불장난하면 타 죽을 수 있다고 경고한 적이 있는데요, 펠로시의 타이완 방문을 염두에 둔 발언이죠. 펠로시는 지금 불장난하고 있는 걸까요?
 

오늘의 한 컷


항생지수

홍콩 증시 항셍지수를 보여주는 전광판 사진인데요, 지수가 많이 하락했네요. 펠로시 타이완 방문을 앞두고 미중 긴장이 고조되면서 홍콩뿐 아니라 아시아 증시가 대부분 하락세로 마감했죠.

(사진=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