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러나는 영국 총리, 보수당 고액 후원자 저택에서 결혼 파티

영국 보수당 대표 자리에서 사퇴한 보리스 존슨(58) 총리가 지난해 부부의 연을 맺은 캐리(34) 여사와 고액 후원자의 저택에서 결혼 파티를 열었습니다.

31일 일간 가디언, dpa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존슨 총리는 전날 잉글랜드 코츠월드 데일스포드 하우스의 드넓은 정원에서 피로연을 개최했습니다.

데일스포드 하우스는 보수당에 거액을 후원하는 억만장자이자 건설장비 제조업체 JCB 회장인 앤서니 뱀퍼드가 소유한 저택입니다.

존슨 총리는 애초 지방 관저 체커스에서 결혼 파티를 하고 싶어했으나, 총리실이 반대해 장소를 바꾼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각에서는 존슨 총리가 당 대표직에서 물러나되 후임이 결정될 때까지 총리직을 유지하는 이유가 바로 이 결혼 파티 때문이라는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내각제인 영국에서는 다수당 대표가 총리를 맡습니다.

파티 장소로 향하는 길목에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반대해온 활동가가 "부패한 보수당 정부"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시위를 벌였습니다.

존슨 총리의 세 번째 결혼을 축하하는 파티에는 부친인 스탠리 존슨과 동생 레이철 존슨 등 가족들이 함께했습니다.

잭 골드스미스, 존 위팅데일, 제이컵 리스모그, 나딘 도리스 등 존슨 총리 정부에서 장관직을 수행했던 정치인들도 참석했습니다.

존슨 총리는 지난해 5월 캐리 여사와 런던 웨스트민스터 대성당에서 '깜짝' 결혼식을 올리면서 올해 여름 결혼 파티를 열겠다고 밝혔습니다.

영국의 EU 탈퇴를 이끌었던 존슨 총리는 코로나19 대유행 와중에 방역 수칙을 어기고 관저 등에서 열린 파티에 참석했다는 의혹으로 당 안팎에서 사퇴 압박을 받아왔습니다.

존슨 총리는 보수당 재신임 투표에서 가까스로 살아남았으나 측근의 성추행 전력을 알고도 요직에 기용했다는 사실이 드러나자 장관들마저 등을 돌렸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