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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탄 점포들 4개월째 그대로…마장동 상인들 망연자실

<앵커>

고깃집들이 많이 모여있는 서울 마장동 먹자골목에서 올해 3월 큰 불이 나 점포 9곳이 불에 탔습니다. 그로부터 넉 달이 지났는데, 현장은 아직도 그 때 그 모습 그대로입니다.

복구도 철거도 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가 뭘지, 하정연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기자>

좁은 골목을 들어서니 골목 한 면이 완전히 막혀 있습니다.

지난 3월 화재로 불에 탄 점포들을 둘러싸고 있는데 안을 들여다보면, 화마가 휩쓸고 갔던 모습 그대로입니다.

화재가 난 점포들은 불에 탄 상태 그대로 4개월째 방치돼있는데요.

이렇게 높다란 펜스로 둘러싸여 있는데, 이렇게 곳곳에 무단 점유할 경우에 고발될 수 있다라는 내용의 경고문이 부착되어 있습니다.

넉 달째 복구도, 철거도 못하고 있는 마장동 먹자골목 화재 현장.

국공유지인 먹자골목은, 88 서울올림픽 당시 정부가 마장동 소 도축장을 정리하기 위해 일부 주민을 이주시키며 조성됐습니다.

점포 33곳 모두 무허가 건물로, 길게는 40년간 이곳에서 무단 점유 변상금을 구청에 내며 장사를 해왔습니다.

이런 상황은 화재 뒤 변했습니다.

주민들을 중심으로 골목 전체를 철거해야 한다는 민원이 쏟아진 겁니다.

상인들은 반대하고, 구청이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4개월째 답보 상태입니다.

상인들은 애가 탑니다.

[먹자골목 상인 : 있는 돈 쓰면서 그냥 그대로 지내는 거지, 뭐 어떻게 해, 지금. 그러니까 안달복달 다 죽으려고 그러지.]

[먹자골목 상인 : 몇십 년간 여기서만 이러고 있는데 어디 가서 뭘 하겠어, 여기 와서 이러고 앉아 있지. 날짜만 가고]

[먹자골목 상인 :  이렇게 몇 달 동안 돈 십원도 못 만지니 아주 죽을 상이지.]

주민들도 답답함과 불편함을 호소합니다.

[인근 주민 : 저긴 불법이니까 저희가 안전이랑 위생 때문에 민원도 되게 많이 넣었고. 내부를 빨리 철거해야 하는데 방치하고 있으니까, 지금 여름인데 위생상으로도 좀 문제가….]

[인근 주민 : 불 날 때 솔직히 너무 겁나더라고요. 가까이 있으면 사실은 불안하죠. 아기도 있고 하니까.]

구청은 올해 말까지 상인들을 설득해 골목 전체를 철거·이전한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아직 대체 부지조차 확보하지 못했습니다.

여기에 일부는 상인들이 사는 주거지이기도 해, 강제 철거도 사실상 어렵습니다.

융자금 지원으로 상인들을 계속 설득해보겠다는 게 구청의 입장입니다.

복잡하게 꼬인 갈등을 풀고 해법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서울시 등 관계기관도 함께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영상취재 : 김세경·최대웅, 영상편집 : 윤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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