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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거래 후 가상화폐 결제…1020대 '젊은 중독' 늘어

<앵커>

그동안은 주로 범죄 영화에서나 보던 마약이 이제는 우리 삶 속으로 빠르게 파고들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인터넷이나 SNS를 통해서 거래가 많이 이뤄지면서 마약에 손을 대는 10~20대가 늘고 있습니다.

그 실태를 김희남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인천에 사는 준상 씨는 19살에 처음 마약에 손댔습니다.

[이준상 (가명, 19세부터 마약 투약) : 약을 너무 많이 해서 2박 3일 만에 깨어났는데, 여기 쇄골이 다 부러지고 그런데도 깨자마자 약을 하더라고요.]

호기심에서 시작한 알약 하나,

[이준상 (가명, 19세부터 마약 투약) : 맥주가 2만 원이잖아요. 그런데 알약도 2만 원인 거예요. '둘 중 뭐 먹을래' 친구가 권하는데, 3개월도 안 된 시점에 벌써 필로폰까지 가버렸어요.]

준상 씨의 삶은 삽시간에 바뀌었습니다.

[이준상 (가명, 19세부터 마약 투약) : 군대를 못 갔어요. IQ 50까지 떨어져서 병원에서 장애인 신청을 하라고 할 정도였으니까요. 장애인 진단서를 냈다니까요.]

실제로 한 마약 치료 전문병원이 중독자들의 인지 기능을 조사한 결과입니다.

보통 어른의 IQ는 90~110, 마약 중독자들은 이보다 훨씬 떨어집니다.

[천영훈/인천참사랑병원 원장 : 대개 (중독) 환자들은 70~80대, 전두엽 자체가 망가지니까 본인이 본인 행동을 통제하거나 내 행위에 대한 결과를 예측하는 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지죠.]

심각한 건 준상 씨처럼 10대와 20대에 마약을 접하는 이른바 '젊은 중독'이 급증하고 있다는 겁니다.

대검찰청 마약류 범죄 백서를 보면 10대 마약류 사범은 불과 3년 만에 3배 이상 빠르게 증가했고, 20대 마약류 사범도 같은 기간 2.4배나 늘었습니다.

마약 하면 40대였던 연령별 비중도 20대로 바뀌었습니다.

어쩌다가 마약에 손대는 10~20대가 이렇게 폭발적으로 증가하게 됐을까.

[이준상 (가명, 19세부터 마약 투약) : 인터넷에서 보통 무슨 물건 팔듯이 파니까, ○○○ 이런 식으로 은어들이 있어요.]

인터넷에 익숙한 10~20대들이 해외 직구로 마약을 사고 SNS 메신저나 비밀 채팅앱을 통해 손쉽게 거래한다는 겁니다.

암호화폐를 결제 수단으로 사용해 추적을 따돌리는 수법도 등장했습니다.

[최인석 (가명, 21세부터 마약 투약) : 가상화폐 지갑에다 돈을 넣어주고 그걸로 결제해주는 거죠.]

[천영훈/인천참사랑병원 원장 : 우리 애가 설마 마약을 할까. 마약 중독이 남의 문제이고 특정 집단의 문제라는 생각부터 이제 버려야 할 때가 됐어요.]

청소년을 대상으로 성 교육 프로그램 같은 교육 홍보 시스템을 마련하고, 나아가 중독 치료와 재활 시설에 대한 지원과 확충이 시급해 보입니다.

(영상취재 : 유동혁·홍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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