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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k] 멸종 위기 호랑이 개체수 확 늘린 네팔, 인명 피해로 '딜레마'

[Pick] 멸종 위기 호랑이 개체수 확 늘린 네팔, 인명 피해로 '딜레마'
▲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지난 10년간 호랑이 보호사업을 성공적으로 펼치며 호랑이 개체수를 2배 이상 늘린 네팔에 새로운 고민거리가 생겼습니다.

현지 시간 28일 영국 BBC는 네팔에서 개체수가 증가한 호랑이들이 국립공원 등 일정 구역을 벗어나 사람을 공격하는 사례가 연달아 발생하면서 당국이 '딜레마'에 빠졌다고 보도했습니다.

앞서 지난 2010년 야생 호랑이가 서식하는 한국, 중국 등 세계 13개국은 아시아 문화권에서 '호랑이의 해'에 해당하는 2022년까지 자국의 호랑이 개체수를 2배 이상 늘리기로 다짐했습니다.

이에 네팔 당국은 노력을 이어갔고 지난 2009년 121마리였던 호랑이 개체수는 2022년 355마리로 증가해 참여 국가 중 유일하게 네팔만이 과업을 달성했습니다.

지난 10년간 네팔은 호랑이가 생활하기에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널찍한 초원을 조성하고, 호랑이의 먹잇감인 사슴 개체수도 늘리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당국은 군대를 동원해 밀렵꾼으로 의심되는 사람의 국립공원 접근을 막고, 호랑이가 국립공원을 빠져나가 민가에 들이닥치는 것 또한 방지했습니다.

호랑이 (사진=픽사베이)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그런데 국립공원 안에서 서식하고 있는 호랑이 개체수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국립공원과 민가 사이 완충지대에 호랑이가 출몰하는 일이 잦아졌습니다.

이런 여파로 네팔에서는 지난 12개월 동안 주민 16명이 호랑이의 공격을 받아 숨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해 호랑이의 공격으로 시어머니를 잃은 삼자나(Samjhana)는 "관광객들은 호랑이를 보러 오지만 우리는 호랑이와 함께 살아야 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2004년 호랑이의 공격으로 한쪽 눈을 잃은 네팔 환경단체 관계자 바다이 타루(Bhadai Tharu)는 "환경보호론자로서 내가 호랑이한테 무슨 잘못을 저질렀기에…"라며 한탄하면서도 "어쨌든 호랑이는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이기 때문에 우리는 호랑이를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20세기 초만 해도 전 세계에 10만 마리 넘는 야생 호랑이가 서식했으나 사냥, 밀렵, 서식지 감소 등으로 인해 2000년대 초에는 개체수가 95% 급감했습니다.

현재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전 세계의 야생 호랑이 숫자를 3,700∼5,600마리 정도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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