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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 전사자 '추모의 벽' 건립…미군·카투사 나란히

<앵커>

미국 워싱턴에 한국전 참전 기념공원이 있는데, 이곳에 한국전쟁에서 전사한 4만 3천 명의 이름을 새긴 추모의 벽이 세워졌습니다. 미군과 카투사의 이름이 함께 담겼습니다.

남승모 특파원이 준공식을 앞둔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기자>

한국전이 한창이던 1952년, 홈즈 씨의 아버지는 B29를 타고 철로 폭격 임무를 수행하다 전사했습니다.

홈즈 씨가 태어나기 6주 전이었습니다.

[헤롤드 홈즈/한국전 미군 전사자 아들 : 아버지 유해를 찾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당시 1만 미터 상공을 날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이런 행사에 오는 걸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1951년 8월, 강원도 양구에서 벌어진 일명 '펀치볼 전투'에 참전했던 91살 노병은 아직도 당시의 기억이 선명합니다.

[게이튼 프레스노/한국전 참전용사 : 아주 피비린내 나는, 정말 매우 치열하고 피비린내 나는 전투였습니다. 그건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한국전 참전 기념공원

워싱턴DC, 한국전 참전 기념공원에 전사자 이름을 새긴 추모의 벽 준공식을 하루 앞두고 유가족 추모행사가 열렸습니다.

공원을 찾은 유가족과 참전용사들은 숨진 이들의 이름을 어루만지며 헌화했습니다.

[브렌다 벤더 쿠이/한국전 미군 전사자 조카 : 삼촌 이름이 거기 새겨진 걸 보고, 마침내 그를 기억하고 기린다는 걸 느꼈습니다. 할머니와 아버지께서 (살아 계셨다면) 감동하셨을 겁니다.]

둘레 50미터 추모의 벽에는 한국전쟁 당시 전사한 미군과 카투사 4만 3천808명의 이름이 빼곡히 새겨졌습니다.

이름이 각인된 카투사 전사자는 7천174명.

미국 내 참전 기념비 가운데 미국인이 아닌 전사자의 이름이 새겨진 건 처음입니다.

[한신희/카투사 전사자 유족 : 너무 감격해서…아까도 제가 눈물이 나와서, 진짜 아버지가 참 너무 자랑스럽고….]

추모의 벽 건립은 지난 2016년 결정됐지만 예산 문제로 어려움을 겪다 한미 양국의 노력과 각계의 지원으로 결실을 보게 됐습니다.

[박민식/국가보훈처장 : 추모의 벽은 앞으로 영웅들의 용기와 헌신을 기억하는 공간이자 굳건한 한미동맹의 상징이 될 것입니다.]

한국시간 오늘 밤 열리는 준공식에선 한미 양국 정상의 메시지가 나올 예정인데, 양국 간 동맹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걸로 보입니다.

(영상취재 : 박은하, 영상편집 : 김병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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