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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브스레터 이브닝(7/27) : 윤 대통령 '내부 총질' 문자로 명확해진 것들

스브스레터 이브닝

퇴근길에 보는 뉴스 요약, 스브스레터 이브닝입니다.

대형 돌발 악재가 여권을 덮치면서 후폭풍이 만만치 않네요. 윤석열 대통령과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의 텔레그램 대화 내용이 노출된 거죠. 윤 대통령-윤핵관-이준석의 3각 구도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졌는지 확인하는 순간이기도 했죠. '그런 일이 있을 거야'라는 짐작이 '정말 그랬군'으로 바뀐 것들을 살펴볼까요.     
 

1. 윤 대통령은 이준석을 '내부 총질 당 대표'라고 생각한다


윤 대통령 문자에서 가장 명확해진 건 이준석 대표에 대한 본심이 드러났다는 거죠.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 대표가 바뀌니 달라졌다"는 윤 대통령의 대화 문장을 그대로 해석하면, '이준석 대표는 내부 총질이나 하는 당 대표다'라는 얘기가 되죠. 평소 이준석 대표를 향한 윤 대통령의 불편한 속내가 문자에서 그대로 드러났다고 볼 수 있겠네요. '본심이 딱 걸렸다'고 표현하는 보도도 있고요.

레터용 이준석 울릉도

이준석 대표는 문자가 공개된 어제(26일)와 오늘 울릉도에 있었는데요, 오늘 취재기자들과 연락이 닿았네요. 우선 <연합뉴스> 취재기자에게 "오해의 소지 없이 명확하게 이해했다"고 했는데요, 이 대표도 자신에 대한 '윤심'을 정확하게 알게 됐다는 거죠.       

이 대표는 그러면서 SNS에 윤 대통령과 윤핵관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는데요, SNS 글부터 보시지요.
 
그 섬에서는
카메라 사라지면 눈 동그랗게 뜨고 윽박지르고,
카메라 들어오면 반달 눈웃음으로 악수하러 오고,
앞에서는 양의 머리를 걸어놓고,
뒤에서는 정상배들에게서 개고기 받아와서 팝니다.
이 섬은 모든 것이 보이는 대로 솔직해서 좋습니다.
감사합니다 울릉도.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페이스북)

여기서 '그 섬'은 정치권을 상징하는 여의도이고요, '이 섬'은 울릉도로 볼 수 있죠. "앞에서는 양의 머리를 걸어놓고 뒤에서는 정상배들에게서 개고기 받아와서 판다"는 대목은 사자성어 '양두구육'(羊頭狗肉)을 의미하죠. 전반적으로 직설 화법을 피하면서 대통령 문자 메시지에 대해 불만을 표시하고 있는 거죠. 

국민의힘 김용태 최고의원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청년 정치인들도 크게 반발하고 있죠. 김용태 최고위원은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대통령께서 당대표를 싫어하셨다는 소문이 원치 않는 방식과 타이밍에 방증된 것 같아서 정말 유감스럽다" "설사 당 대표가 마음에 들지 않는 행동 했다고 해서 그것을 내부 총질이라고 인식하셨다는 것에서 정말 당황스럽다"면서 충격이었다는 점을 숨기지 않았죠.

2기 ‘나는 국대다’에서 우승하며 당 대변인이 된 박민영 대변인도 SNS 글에서 "이 대표의 투쟁, 그 과정에 많은 부침이 있었던 게 사실이나 그것이 ‘내부 총질’이라는 단순한 말로 퉁칠 수 있는 것이었나" "이 또한 당정을 해치는 내부 총질이며 대변인으로서 부적절한 처사라고 여기신다면 저 역시 이만 물러나겠다. 이제 조금 지친다”고 실망감을 드러냈죠. 

청년 정치인 사이에서는 '헤어질 결심'을 하는 듯한 반응이 많이 나오네요.
 

2. 윤 대통령은 당무에 관여해왔다


윤 대통령은 당 내홍 문제에는 일절 관여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혀왔죠. 이준석 대표에 대해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가 결정된 지난 8일에도 "당원의 한 사람으로서 참 안타깝다"면서도 "대통령으로서 당무에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거리를 두는 듯한 발언을 했고요.

레터용 도어스테핑
저도 국민의힘 당원의 한 사람으로서 참 안타깝습니다. 그러나 대통령으로서 늘 제가 말씀을 드렸지만 당무에 대해서 언급을 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고, 그게 당을 수습하고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당으로 이렇게 나가는데 대통령이 거기에 대해 언급하는 것이 도움이 안 된다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하여튼 당의 의원과 모든 당원들이 힘을 합쳐서 어려움을 조속히 잘 극복해 나갈 것을 좀 기대하고 있습니다. (지난 8일 출근길)

하지만 이 대표에 대한 윤 대통령의 속내가 고스란히 드러났고, 대통령의 의중에 따라 국민의힘이 움직인다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게 됐죠. "우리 당도 잘하네요"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 대표가 바뀌니 달라졌습니다"는 윤 대통령의 문자 메시지는 윤핵관의 대표적 인물인 권성동 대행을 통해 당무에 개입한 구체적 정황이니까요.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 인터뷰에서 당무 개입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는데요, "가장 큰 것은 대통령이 국민에게 거짓말을 한 것이다. 당무에 관여하지 않겠다고 몇 번 강조한 대통령이 집권 백일도 못 돼 거짓말한 것이 나타나면 앞으로 국민이 대통령을 어떻게 믿겠냐"고 공격했죠. '거짓말 대통령'이라는 점이 공격의 포인트였고요.
 

3. 여당은 대통령과 수평적 관계는 아니다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대행은 윤 대통령의 문자에 "대통령님의 뜻을 잘 받들어 당정이 하나 되는 모습을 보이겠습니다"라고 답한 것으로 돼 있죠. 여당 대표와 대통령의 관계가 수직적인 관계로 볼 수 있는 내용이죠.

레터용 대통령 문자

권 대행은 원내대표 출마할 때 "대통령에게도 할 말을 하겠다"고 다짐했는데요, 대통령실과 당의 관계를 수평적으로 끌고 가겠다는 다짐과 이번 문자 메시지는 거리가 멀어 보이네요. 

레터용 권성동

권 대행은 원내대표 취임 100일을 맞은 기자회견에서도 "원내대표로서 공개적으로 (윤 대통령에게) 직언을 한 적도 있고, 직접 대통령을 만나 자주 소통을 하고 있다" "건강한 긴장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는데요, 그런 말도 믿을 수 없게 된 거죠. 

집권 초라는 점과 여소야대의 국회 의석 구조 등을 감안하면 여당이 대통령과 뜻을 모아 국정을 일사불란하게 이끄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여당이 '청와대 예하부대'가 돼서는 곤란하겠죠. 여당과 대통령 또는 행정부의 관계는 상호 견제와 긴장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에서 권 대행의 문자는 부적절해 보이네요.
 

4. 윤 대통령은 SNS 메신저로 텔레그램을 쓴다


윤 대통령이 공개적인 메시지를 낼 땐 페이스북을 쓰고, 업무 등의 소통을 위해서는 텔레그램 메신저를 쓰는 것도 확인됐죠. 오늘 대통령의 페이스북을 보면 "오늘은 유엔군 참전의 날입니다. 미국 워싱턴 D.C. 한국참전용사 추모공원에 한국전 전사자 추모의 벽이 건립되었습니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와 있네요.    

공수처, 텔레그램

윤 대통령은 텔레그램을 기반으로 한 소통에 익숙하다고 해요. 대통령 선거운동 때도 각 분야 전문가들과 텔레그램을 통해 의견을 나눴다고 하죠.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 재직 시절 카카오톡보다 보안 기능이 우수한 텔레그램을 사용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죠.  

텔레그램의 보안성은 메신저 중 가장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특히 메시지가 서버에 기록되지 않아 대화를 나눈 흔적조차 남지 않는다고 해요. 이 때문에 정치인들이 많이 쓴다고 하죠.

하지만, 윤 대통령의 텔레그램 메시지 이용을 놓고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있는데요, 대통령의 한 마디는 매우 중요한데 텔레그램의 보안이 우수하다고 해도 분실이나 해킹 등의 위험으로부터 자유롭진 않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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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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