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이젠 '킥보드 셔틀'…"허술한 결제 탓에 생긴 학폭"

<앵커>

최근 몇몇 학생들 사이에서 전동 킥보드 요금을 대신 결제하게 하는 새로운 형태의 학교폭력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피해 학생 부모의 카드 정보를 알아내 앱에 등록하는 식인데, 공유 킥보드 업체들의 결제 시스템도 짚어봐야 합니다.

김민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초등학생 딸을 키우는 A 씨는 얼마 전 당황스러운 문자 한 통을 받았습니다.

아이가 전동 킥보드를 탔다며 몇만 원씩 요금 결제 문자가 날아왔는데, 정작 아이는 전동 킥보드를 탄 적이 없었던 겁니다.

[A 씨/피해학생 학부모 : 중학교 애들이 얘(딸)한테 휴대전화를 뺏어 가지고 인적 사항을 물어봤더라고요. 며칠 뒤에 (킥보드 대여 앱) 회원가입을 하지도 않았는데 아이 앞으로 요금이 나와 있었고….]

전동 킥보드를 탄 뒤 요금 결제를 다른 학생에게 떠넘긴 건데, 비슷한 일들이 최근 잇달아 벌어지고 있습니다.

[B 씨/초등교사 : 부모님 카드가 있는 아이들을 좀 파악해서 결제를 하게 한 다음에 본인이 이용한다든지 이런 식으로 지금 괴롭힘 양상이 나타나는 것 같고요.]

이른바 '킥보드 셔틀'이라는 새로운 학교 폭력 형태가 생긴 겁니다.

전동 킥보드를 사용하려면 서비스 업체의 앱을 내려받고, 회원가입을 한 후 결제 카드를 등록해야 합니다.

가해 학생들은 회원 명의와 카드 명의가 달라도 결제가 가능하다는 점을 악용했습니다.

길가에는 이렇게 전동 킥보드들이 많이 있습니다.

제가 직접 제 명의가 아닌 다른 사람 명의의 카드로 등록도 해보고 이용까지 해보겠습니다.

회원가입을 기자 이름으로 했지만, 다른 사람 카드를 등록할 수 있고 대여와 결제에도 아무 지장이 없습니다.

취재진이 확인한 주요 전동 킥보드 업체 6곳 모두 마찬가지.

[업계 관계자 : 업계 자체가 그런 부분이 미흡한 부분이 사실 많거든요. 서로가 안 해야 될 부분은 안 해야 되는 건데 이게 경쟁만 하다 보니까….]

[최충만/변호사 : 가족 관계에 있는 사람의 신용카드만 등록 결제될 수 있도록 그런 시스템적인 조치를 취한다면 (개선될 수 있습니다.)]

'킥보드 셔틀'은 피해 학생의 고통뿐 아니라 가해 학생들의 무면허 운전 등 또 다른 문제를 낳을 수 있는 만큼 대책 마련이 필요합니다.

(영상취재 : 제 일·김세경, 영상편집 : 박지인)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