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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브스레터 이브닝(7/25) : "경찰은 죽었다"…유례 없는 집단 반발

스브스레터 이브닝

퇴근길에 보는 뉴스 요약, 스브스레터 이브닝입니다.

경찰 분위기가 심상치 않네요. 행안부 경찰국 신설에 대한 반발이 총경회의 기점으로 재점화했는데요, 계급별 회의로 확산하는 분위기죠. 총경 회의에 이어 치안 현장을 책임지는 경감과 경위급 회의 소집도 예고돼 있으니까요. 오늘(25일)은 ‘22.7.23. 국민의 경찰은 죽었다’는 문구의 근조 화환이 경찰청 앞에 세워지기 시작했네요. 김 경위, 이 경사 등이 보낸 건데요, 총경 회의도 처음이고 이런 집단 반발도 처음이죠.           
 

"경찰은 죽었다"…근조화환 행렬

경찰청 맞은편 경찰기념 공원에 근조 화환이 하나 둘 놓이더니 줄지어 늘어설 정도로 늘었죠. 화환 띠 문구를 보면 ‘22.7.23. 국민의 경찰은 죽었다'고 통일돼 있네요. 22.7.23은 총경회의가 열린 날이죠. 회의를 주도한 류삼영 울산 중부경찰서장이 곧바로 대기발령 조치를 받고, 나머지 참석자들에 대해 감찰이 시작된 날이기도 하고요.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모인 경찰들이 문구를 정했다고 해요. 과거 대검찰청 앞에 세워졌던 근조 화환을 참고해 항의 표시하자고 의견이 모아졌다고 하고요.       

경찰기념공원에 늘어선 근조화환

근조 화환을 보낸 사람들을 볼까요. '00경찰청 김 경위' '00경찰청 이 경사' 등 익명으로 돼 있는데요, 계급과 소속에 상관 없네요. 시간이 갈수록 근조 화환 릴레이에 동참하는 경찰이 늘어나고 있다고 해요.

경찰기념공원에 늘어선 근조화환

"지구대장·파출소장도 모이자"

오는 30일에 경감·경위급 전국팀장회의가 예정돼 있는데요, 여기에 지구대장과 파출소장도 참여하자는 제안까지 나와 호응을 얻고 있죠. 이 제안을 꺼낸 건 유근창 경남 마산동부경찰서 양덕지구대장(경감)인데요, 경찰 내부망에 "전국팀장회의에 전국 지구대장과 파출소장의 참석도 제안하며, 저부터 참석하겠다"는 글을 올린 거죠.

유 경감은 유 경감은 "전국 총경들이 경찰인재개발원에 모이고 화상회의를 함께하며 단지 경찰을 걱정했는데 돌아온 건 '대기발령'과 감찰이었다" "(류삼영) 서장도 대기발령에 감찰조사 받게 되고 팀장들도 같이하겠다는데 지구대장과 파출소장도 동참하는 게 동료의 의리가 아닐까 싶다. 혼자 받는 대기 발령보다 같이 받으면 덜 외롭다"면서 동참을 촉구했네요.

경찰 이미지

앞서 경찰대 14기인 서울 광진경찰서 김성종 경감은 오는 30일 경감, 경위 등을 대상으로 하는 전국현장팀장회의를 개최하겠다고 예고했는데요, 안건은 '경찰국 신설의 정당성'과 '회의 참석 총경에 대한 징계 탄압 정당서'의 두 가지를 공지했네요. 

김 경감은 "자신을 버려가며 올바른 행동을 하는 훌륭한 지휘관들을 잃게 되면 우리는 앞으로 자신의 이익에 눈먼 충견 지휘관들 밑에서 국민을 탄압하는 ‘견찰’로 양성될 것이다" "우리 지휘관에게 해를 가하기 위해서는 먼저 나를 베고 나서야 가능할 것이다" "대기발령, 감찰조사도 자청하겠다"면서 강경한 입장의 글을 내부망에 올렸죠.

경찰국 신설 반대 대국민 홍보전

경찰 직장협의회(직협)와 국가공무원노조 경찰청 지부는 서울역 등 KTX 역사에서 경찰국 신설 반대 대국민 홍보전에 들어갔다고 해요. 반발 수위가 점점 올라가는 상황이죠.
 

'쿠데타'까지 거론한 이상민 장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총경회의에 대해 '쿠데타'까지 거론하고 있는데요,  "경찰서장 모임을 주도하는 특정 그룹이 있다" "하나회가 12.12 쿠데타를 일으킨 것이 바로 이러한 시작에서 비롯된 것이다"는 말을 긴급 브리핑에서 했죠. 

경찰 관련 입장 밝히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경찰은 물리력과 강제력, 심지어 무기도 소지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역할과 책임 맡은 분이 인위적으로 자의적으로 한 군데 모여서 회의를 진행할 경우에는 대단히 위험합니다. 우리 역사에서도 배우지 않았습니까. 하나회가 12·12 쿠데타를 일으킨 것에서. 물론 세월이 지나서 쿠데타를 상상도 할 수 없습니다만 무장할 수 있는 조직이 상부 지시 위반해서 인위적으로 모여서 정부 시책을 반대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합니다.
(..) 그런 모임을 주도하는 특정 그룹이 있다는 것을 저희는 굉장히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하나회가 바로 그렇게 출발했고 12·12와 같은 불행한 사태가 발생한 것이죠.

여기서 특정 그룹은 경찰대 출신을 의미하고요, 경찰의 집단 반발이 다른 공무원의 집단 반발과 다르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12·12 쿠데타'까지 언급하게 된 거죠. 이 장관은 또 "경찰청장 직무대행자가 해산 명령을 내렸는데도 그걸 정면으로 위반했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죠.

반면 서장회의 참석자들은 지방청장에게 관외 여행 신고 후 휴일에 회의를 열었기 때문에 법적으로 전혀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이죠. '특정 그룹', 즉 경찰대를 거론하는 것에 대해서는 '경찰 갈라치기'라고 반발하고 있고요.

(출처=연합뉴스)

경찰국 추진 문제와 총경 회의 등에 대한 시각차가 더 극명해지는 모양새인데요, 행안부와 일선 경찰 사이에 '강대강' 대치 전선이 공고해질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죠.
 

전면전으로 치닫나

류삼영 총경에게 내려진 대기발령 조치가 민주당의 공세에 기름을 부은 형국이 됐는데요, 민주당은 경찰 장악 관련 기구를 재편하면서 공세를 위한 전열을 더 가다듬고 있네요. 전면전으로 치닫는 상황까지 대비하는 거죠.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은 "회의 한 번 했다고 바로 현장 치안을 책임지는 서장을 해임하는 일이 가능한지, 아직 임명받지 않은 경찰청장 후보자가 이런 행위를 해도 되는지, 그런 권한이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한 뒤 이상민 장관이 총경 회의를 12·12 쿠데타에 빗댄 데 대해서는 "언어도단에 적반하장"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죠.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 (사진=연합뉴스)

또 어제(24일)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기자 간담회를 연 데 대해서도 "김대기 실장이 올라탔다는 것은 대통령의 지시를 받은 것이라고 해석한다. 하필이면 대통령 비서실장의 첫 등판이 경찰 장악 관련이라니, 정말 어이가 없다"고 비판했네요.

당권 주자들도 한 마디씩 했는데요, 이재명 의원은 이상민 장관의 '쿠데타' 발언에 대해 웃으며 "적반하장 같다"고 짤막한 입장을 얘기했죠. 박용진 의원은 <대통령은 쌍팔년도 경찰을 만들어야 속이 시원하시겠습니까>라는 제목의 SNS 글에서 "이런 식으로 대통령과 장관이 발언하는 건 경찰을 내무부 아래 두던 5공, 6공 시절 쌍팔년도 경찰로 만들겠단 소리밖에 안된다"라고 직격했네요.

박범계 전 법무부 장관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도 '경찰국 신설' 문제가 치열한 여야 공방의 중심이었죠. 문재인 정부에서 법무부 장관을 지낸 박범계 의원은 "치안사무 뿐 아니라 수사도 간섭·통제하려는 것 아닌가. 일선 경찰의 수사 사건에 대해 보고받지 않고 간섭·통제하지 않는다는 약속을 할 수 있는가"라고 쏘아붙였고요, 박주민 의원은 "경찰서장 모임을 쿠데타, 즉 내란에 비유했는데 내란이 성립하려면 내락 목적이 있어야 맞지 않나"라면서 이상민 장관을 공격했죠.

총경 회의와 관련한 인사 조치와 감찰 방침 이후 경찰 반발이 커지면서 '경찰국'이 정국의 뇌관으로 떠올랐는데요, 전국공무원노조 등 경찰 외부에서도 반발 움직임에 동조하고 있어서 들끓는 경찰 분위기가 가라앉기는 어려워지고 있네요.
 

오늘의 한 컷

일본 규슈섬 남쪽 가고시마현에 있는 활화산 사쿠라지마가 분화하는 모습

일본 규슈섬 남쪽 가고시마현에 있는 활화산 사쿠라지마가 분화하는 모습이에요. 사쿠라지마 화산은 어제(24일)에 이어 오늘도 강하게 분화를 일으켰는데요, 화산재가 2.2킬로미터 높이까지 솟아올랐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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