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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국 반대' 총경 집단행동 국가공무원법 위반 논란

'경찰국 반대' 총경 집단행동 국가공무원법 위반 논란
행정안전부 경찰국에 반대하는 전국 경찰서장(총경) 회의 후 참석자 징계와 감찰이 이어지면서 국가공무원법 위반 여부를 둘러싼 논란도 커지고 있습니다.

정부·여당과 경찰 지휘부는 이번 회의를 단순한 의견 수렴 행위가 아닌 '집단행동'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오늘(25일)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하나회의 12·12 쿠데타에 준하는 상황으로 대단히 부적절하다"고 말했습니다.

경찰 일선에서는 총 7번이나 이루어진 평검사 회의는 정당하고 총경 회의는 부당하냐는 반발이 나오지만, 행안부나 경찰 지휘부는 검찰과 경찰이 다르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경찰은 수사기관이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치안 조직이자 전시에는 무기를 지닌 준군사조직으로 동원될 수 있다는 점에서 상명하복이 엄격하게 적용될 수밖에 없고, 검찰은 그 출발이 경찰을 통제하기 위한 인권 기구라는 시각입니다.

또 경찰은 군과 마찬가지로 계급조직이지만, 검찰은 계급 조직이 아닙니다.

경찰 지휘부 역시 당일 회의를 주도한 류삼영 총경이 '정복'을 입고 참석한 데다 화상회의로 참석한 총경도 많아, 단순한 의견 수렴 수준이 아닌 집단행동으로 비칠 우려가 있다고 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 경찰 관계자는 "공무원 집단행동시 처벌이 될 수 있기에 참석자들에게 예고한 것이고 중간에 해산 명령도 했다"며 "류 총경은 해산 명령을 다른 참석자들에게 전달하지도 않았다. 류 총경은 다른 참석자의 행동과 경중이 달라 대기발령 조처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법학자들 사이에서도 의견은 엇갈립니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경찰은 군대에 버금가는 무력 조직이고 숫자도 많은데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건 국민을 불안하게 할 수 있다. 근무 시간이 아닐 때 모였다지만 다른 방식의 의견 수렴도 가능한데 굳이 그렇게 한 건 시위성 행사"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검찰과의 비교는 경찰이 무력 조직이라는 특성을 고려하지 못한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공무원법 위반 소지와 관련해서는 직무와 관련된 내용인지부터 단순한 의사 표현인지 또는 의사 관철을 요구하는 집단행동이었는지, 근무시간 외라고 해도 어디에서 모였는지까지 세 가지 관점을 적용해 판단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종수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국가공무원법 66조에 공무원 집단행위 금지 조항이 있지만 정부 정책이 잘못된 경우 공무원들이 정치적 의사를 표현하는 건 표현의 자유로 보장돼야 한다"며 "공무원은 국민의 봉사자이지 정부의 봉사자가 아닌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행안부와 경찰 지휘부의 조치가 '직권남용'일 수 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사법대학 교수는 "휴일에 의견을 주고받은 건데 징계하는 건 과잉대응의 소지가 있고 나아가 직권남용의 소지가 있다"며 "징계로 인해 문제가 증폭되고 잠재된 분노를 유발했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도 "휴일에 의무에 없는 일을 시키고 해산까지 한 데다 감찰, 징계를 한 건 직권남용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또 경찰국 신설이 위법한 상황으로 평가되면 그걸 지지한 경찰청장도 직권남용 혐의를 받을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교수는 "경찰국 신설과 더불어 총경회의도 행정심판 등 법적 평가를 받는 상황으로 갈 수 있다"며 "경찰법 1조에 중립성 얘기가 나오며 이는 헌법 정신이기도 하다. 경찰국 강행은 헌법 정신을 시행령으로 왜곡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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