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일문일답] 류삼영 총경 "인사권으로 겁준 것…만나자고 해놓고 대기발령"

[일문일답] 류삼영 총경 "인사권으로 겁준 것…만나자고 해놓고 대기발령"
행정안전부의 경찰국 신설 등에 반대하며 어제(23일) '전국 경찰서장 회의'를 주도한 류삼영 총경은 "인사권으로 겁을 준 것"이라며 "경찰청장 후보자 측이 다음 주 월요일에 만나자고 해놓고 대기발령을 냈다"고 비판했습니다.

울산중부경찰서장이었던 류 총경은 회의 직후 울산청 공공안전부 경무기획정보화장비과로 대기발령 조치됐습니다.

경찰청은 회의에 참석한 다른 총경 50여 명에 대해서도 해산지시를 이행하지 않았다며 감찰에 착수했습니다.

류 총경은 SBS와의 통화에서 "경찰국 신설의 문제점이 지금 드러났다"며 반대의 뜻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다음은 류 총경과의 일문일답입니다.

Q. 회의 직후 갑자기 대기발령이 났습니다.
"회의를 마치고 울산으로 내려가는데 울산경찰청 인사계장에게 연락을 받았습니다. 대기발령장이 나왔다고요. 경찰국 신설이 이런 문제를 더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Q. 대기발령에 대해 어떤 입장이신가요.
"판사들도 법원 문제에 대해서 법관회의를 하고, 검사들도 검찰에 문제가 있으면 평검사 회의를 합니다. 경찰의 문제가 있는데 경찰서장들이 논의를 안 하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경찰서장 회의를 할 수 있는 거 아닙니까."

Q. 경찰청이 강경 대응하는 모습입니다. 향후 계획이 있습니까?
"대기발령이 났으니까 일단 대기 근무를 해야죠. 대기발령이 문제가 아니고, 심각한 거는 행안부가 경찰을 장악하려 한다는 것입니다. 경찰은 정치적 중립을 포기하고, 국민을 등지고 인사권자만 바라보게 되는 것입니다. 그게 제가 초지일관 경찰국 신설의 문제점이라고 지적한 것입니다. 지금 증거가 저한테 드러나지 않았습니까. 이렇게 인사권을 가지고 겁을 주면 경찰은 인사권자를 따르게 됩니다."

Q. 경찰청이 회의에 참석한 다른 총경들에 대해서는 감찰에 착수했습니다.
"마음이 안 좋습니다. 다들 각자 생각이 있으시겠지만, 다른 분들에 대한 염려로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Q. 경찰청으로부터 미리 연락받은 게 있습니까?
"지난 22일 경찰청장 후보자 측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전국 경찰서장 회의를 마치고 다음 주 월요일(25일) 오전 11시쯤 한번 만나서 이야기나 하자고 해서 약속이 된 상태입니다. 회의 결과를 전달하는 그런 만남을 하자고 했습니다."

Q. 만나자고 하고 대기발령을 낸 건가요?
"'회의하는 거 다 알고, 회의 후에 만나서 의견을 전달해 주면 받겠다' 이렇게 먼저 제안을 해놓고 지금 이런 식으로 하는 거죠."

Q. 만남 약속은 유효한 건가요?
"약속이 아직 안 깨졌기 때문에 그쪽에서 만나지 말자는 연락은 아직 안 온 상태입니다."

앞서 류 총경은 어제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 "행안부가 경찰국 신설을 강행하면 우리가 할 수 있는 법제도적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청의 강경한 조치에 경찰 내부 반발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경찰청 내부망에는 "검찰은 자신들의 조직을 위해 평검사들부터 모이는 걸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자부심을 갖는데, 우리 경찰은 왜 스스로 족쇄를 채우면서 이런 수난을 당해야 하는지 이해가 안 간다", "경찰의 존립과 경찰사에 중대하고 결정적인 사안에 대해 내부 구성원 간 의견을 나누고 표현하는 게 뭐가 문제가 되느냐"는 내용의 글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습니다.

경찰청 고위 관계자는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와의 만남이 예정돼 있었다는 류 총경의 발언에 대해 "의사 전달 통로를 마련해 줄 테니 모임을 자제해달라고 전국 경찰서장 회의가 열리기 전에 한 제안이었다"며 "내일(25일) 윤 후보자와 류 총경의 만남은 이뤄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