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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국 반대' 첫 회의…회의 주도한 류삼영 총경 대기발령

<앵커>

경찰서장에 해당하는 총경급 경찰관들이 전체 회의를 소집했습니다. 행정안전부 내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인데, 엄정 대응을 예고했던 경찰청은 이 회의를 주도한 류삼영 총경을 대기발령 조치했습니다.

보도에 전연남 기자입니다.

<기자>

경찰의 민주적 통제는 국민이 해야 한다, 회의 참석에 앞서, 경찰서장들은 결연한 문구가 새겨진 마스크를 단체로 맞춰 썼습니다.

다음 달 2일로 예정된 행정안전부 내 경찰국 신설에 반대 목소리를 내려고 전국에서 모인 겁니다.

상명하복 분위기의 경찰 조직에서, 고위직인 총경이 정부 정책에 반발해 전체 회의를 소집한 건 처음 있는 일입니다.

어제(23일) 낮 2시부터 시작된 회의에는 경찰서장 190명 정도가 직접, 또는 화상으로 참여해 대응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전국 총경급 서장 6백여 명 가운데 경찰국 신설 반대 의사를 밝힌 사람은 350여 명, 모두 자신의 실명이 적힌 무궁화 화분을 보내 뜻을 함께 했습니다.

경찰서장들은 경찰국 설치와 지휘 규칙 제정이 역사적 퇴행이며, 부적절하다고 의견을 모았습니다.

다양한 의견 수렴 절차가 미흡했다고 지적하면서, 법령 제정 절차를 당분간 보류하자고도 했습니다.

[류삼영/울산중부경찰서장 : 회의에서 많은 총경분들이 행안부장관의 경찰청장에 대한 지휘 규칙이 법률 위반의 소지가 높다는 점에 공감하고 우려를 표했습니다.]

회의 결과는 경찰청장 직무대행에게 전달될 걸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청은 회의가 끝나고 얼마 지나지 않은 어제저녁 8시쯤, 전국 경찰서장 회의를 처음 제안하는 등 주도적 역할을 한 울산 중부경찰서장 류삼영 총경을 대기발령 냈습니다.

앞서 회의 도중 경찰청은 해산 지시를 내렸음에도 회의에 참석한 경찰서장들에 대해 엄정 대응하겠다 예고했는데, 참석자 가운데 처음으로 류 총경에 대해 즉각 인사 조치를 내린겁니다.

경찰청은 회의에 참석한 다른 경찰서장 50여 명에 대해서도 감찰에 착수한 가운데, 경찰국 출범을 열흘 정도 앞두고 경찰 내부 갈등과 혼란은 당분간 지속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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