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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스포츠 85편] '김정일 찬양 인터뷰'로 인생역전…북한 체육인 중 유일한 '공화국 영웅' 마라톤 정성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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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머그의 스포츠야사 토크 프로그램 '입으로 터는 별별스포츠'! 과거 스포츠에서 있었던 별의별 희한하고 기괴했던 일들을 스포츠머그 최희진 기자와 스포츠기자 경력 32년인 SBS 스포츠취재부 권종오 기자가 함께 소개해드립니다.

이번 편은 세계선수권 우승과 소감 인터뷰로 일약 영웅이 된 북한 마라톤 선수 정성옥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정성옥은 1999년 스페인 세비야에서 열린 세계육상선수권 여자 마라톤에서 깜짝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그 전까지 정성옥의 주요 국제대회 최고 성적은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20위에 불과했습니다. 게다가 당시 북한의 에이스는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 은메달리스트 김창옥이었습니다. 1999년 세계선수권에 정성옥은 에이스 김창옥의 레이스를 도와주는 페이스메이커로 출전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출전한 정성옥이 우승을 차지하는 대이변을 일으켰습니다. 그리고 우승 직후 정성옥은 소감을 묻는 외신 기자들의 질문에 "결승지점에서 장군님이 어서 오라고 불러주는 모습이 떠올라 끝까지 힘을 냈다”며 김정일 당시 북한 국방위원장을 찬양했습니다.

세계선수권 우승에다 김정일 찬양 인터뷰까지 더해 정성옥은 북한에서 하루아침에 영웅이 됐습니다. 북한 체육인 가운데 지금까지도 유일하게 '공화국 영웅'이라는 최고 칭호를 받았습니다. 이는 북한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들도 받지 못한 칭호입니다. 뿐만 아니라 경제적 혜택과 높은 사회적 지위까지 정성옥은 특급 대우를 받았습니다.

정성옥이 이렇게 이례적으로 엄청난 혜택을 받은 배경에는 당시 북한이 극심한 경제난·식량난으로 고통받던 '고난의 행군' 시기였다는 점이 작용했습니다. 민심 이반으로 북한의 세습 체제에 위기가 닥쳐오자 정성옥을 모범 사례로 들어 특급 대우를 해주면서 체제 유지의 수단으로 활용했다는 분석입니다.

북한 여자 마라톤 정성옥 선수의 이야기 별별스포츠에서 감상하세요.

(글·구성 : 최희진, 영상취재 : 서진호·신동환, 편집 : 김석연, 디자인 : 인턴 김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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